요한 1 서, 2 서, 3 서, 유다서 묵상
7월 8일, 다음 달 8일이면 마지막 뇌출혈이 온 지 4년이 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은 많은 후유증을 가져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갑자기 보이지 않는 눈, 우울과 공황, 두통,
수시로 찾아오는 발작, 오른쪽 편마비로 걸을 때마다 로봇처럼 움직이는 다리.
무엇보다 오른쪽 팔 전체가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삶의 의욕은 사라졌고,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또 다른 출혈의 위험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든 일이었다.
그러던 중 한 간호사의 기도가 다시 걸어야겠다는 작은 불씨가 되어 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성경 묵상이, 어느덧 이틀 뒤면 729편에 이르게 되었다
처음 묵상을 시작했을 때는 어지러워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침대에 엎드려 성경을 읽었다.
수시로 눈이 보이지 않았기에 힘들면 눈을 감고 기도하고를 반복했다.
오른팔 전체가 움직이지 않아 글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묵상한 내용을 정리한 뒤,
남편에게 생각해 둔 문장을 또박또박 말해 주면, 남편이 대신 타이핑해 주었고,
나는 그 글을 다시 읽고 여러 차례 다듬어 묵상 글을 완성했다.
감사하게도 1년이 채 되지 않아 오른손에 볼펜을 쥐고 타이핑하는 방법을 떠올려 현재까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처음 그날, 침대에 엎드려 성경을 보던 날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하나님은 그렇게 나를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인도하셨고, 기적 같은 삶을 살게 해 주셨다.
여전히 내 뇌 속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이 남아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 ‘나에게 믿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하나님은 내게 주셨다.
젖먹이 어린아이 같았던 나에게 생명의 양식을 넘치도록 주시며, 나의 작은 믿음을 자라게 하셨다.
유다서 1장 20~21절 말씀처럼,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
믿음 없는 나를 믿음 위에 세우시고,
기도할 힘이 없는 나를 성령님께서 도우시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나를 지키시고 영생에 이르도록 지금도 인도하고 계신다.
1:2 이 생명이 나타내신 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언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이는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내신 바 된 이시니라
1:3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더불어 누림이라
1:4 우리가 이것을 씀은 우리의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 함이라
사도 요한은 요한일서 1장 1절에서 4절에서,
태초부터 계셨던 말씀 되신 예수님을 직접 보고, 듣고, 가까이에서 살피고, 손으로 만졌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씀을 읽으며, 나도 사도 요한과 다름없이 태초부터 계셨던 예수님을
보고, 듣고, 살피고, 만졌다고 고백할 수 있음을 생각하자 눈물이 났다.
나는 그렇게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을 만났기에, 이 고백이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예수님께서 도마에게 하신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라는 말씀처럼,
예수님은 내게 말씀으로 자신을 보여 주셨고, 들려주셨으며, 살펴보게 하셨고, 내 마음을 만져 주셨다.
그분은 말씀을 통해 나의 구원을 시작하셨고, 그 구원을 완성해 가실 것임을 믿는다.
내가 묵상 글을 쓰는 이유는,
주님께서 내게 행하신 기적을 나누기 위함이며,
그 기쁨이 나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흘러넘쳐
충만에 이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와 매일 교제해 주시는 주님은
나를 일으키셨고, 단 한 번도 나의 손을 놓으신 적이 없으셨다.
이것이 바로 나의 믿음이며, 내가 붙든 유일한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