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살 써니 씨~
You are my sunshine~

미국의 흔한 동네 미용실^^

당신은 절대로 김태희 이영애가 될 수 없어요~

펌 할 때 타이머 ㅎㅎ 정감 있다...

써니 씨의 오래된 가위와 블러시

써니 씨의 자랑인 머리를 만들어 주는 이름 모를 헤어 제품

머리를 부드럽게 감아주는 샴푸와 린스류 음.. 이건 마켓에서 팔아서 그래도 써봄^^

오늘 내 머리를 말 때 사용한 아줌마 롤들 생각보다 부드럽고 가벼워서 좋아요~

달라스에 이사 와서 제일 처음 만든 단골집^^sunshine 살롱
오늘은 45살 써니씨를 만나는 날이다.
한여름 푹푹 찌는 더위에 써니 씨를 만났었는데 벌써 11월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있다.
나는 일 년에 2번에서 3번 정도 미용실을 간다.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은 꼭 가고 중간에 기분에 따라 한 번 정도 더 갈 경우가 있다.
나이 드니 좋은 건 머리도 더디 자라서 미용실을 자주 안 가게 되니
미용실 가는 날은 뭔가 나를 위해 대단한 투자를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며칠 전부터 "45살 써니 씨는 잘 있으려나~" 하며 월요일을 기다렸다.
45살 써니 씨 덕분에 단골 수선집도 찾았고~~
오늘은 또 써니 씨가 다니는 교회의 좋은 공연 소식도 알려주셨다.
써니 씨는 달 사람 닷컴 한인 업소록에서 여러 미용실을 검색하다가
촌스러운 "써니 미용실"이라는 상호명에 마음이 끌려 전화를 했었는데 목소리가 예뻐서 머리도 자르기 전에 단골로 정해버렸다.
직접 가서 보니 "써니 미용실이" 아니라 "썬사인 살롱"이라서 순간 빵! 터졌다.
시골 읍내에 새로운 미용실이 오픈을 했는데 도시에서 온 젊은 처자가 개업을 할 때 쓰는 상호명이랄까^^
첫인상이 마음에 들고 머리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로 잘 다듬어 주셔서
아마도 써니 씨가 미용실을 그만두지 않는 한 계속 다닐 것 같다.
필라에서도 그렇게 해나 미용실만 온 가족이 20년 정도를 다녔었다.
우리 써니 씨는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뭐든지 도전하는 걸 좋아하신다.
목소리도 쾌활하고 웃음도 많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여러 직업에 도전하는 것도 즐겨 해서 자신은 10년마다 직업을 바꾸며 사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하셨다.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사람은 변화를 싫어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는 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써니 씨는 반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미용실을 정할 때 머리를 잘 깎는다! 뭐.. 이런 건 사실 거기서 거기라 크게 중요하지 않다.
대부분 "이렇게 잘라주세요~" 해도 그렇게 잘라주는 미용실은 보지 못했다. 하하하~
그래서 나는 항상 "알아서 잘라주세요. 지금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정도에서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렇게 잘라주세요!"라고 말한 것과 "알아서 잘라주세요!"는 결과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아마도 청담동에 연예인이 가는 미용실이나 입구에 걸려있는 김태희나 이영애 같은 얼굴이 아니고선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다.
눈치 빠른 써니 씨는 그냥 알아서 잘~잘라준다.
써니 씨가 6월에 머리하러 왔을 때 말한 플로리스트 직장 복귀를 생각한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플로리스트에 복귀했냐고 지나가던 말로 한걸 기억하고 물었다.
사실 10월부터 일하기로 했었는데 8월 말에 면접 보고 취업은 했으나 사인하고 난 뒤 시간당 $10이라고 말해서
재활 때문에 10월부터 일하겠다고 했지만 안과 선생님의 추천으로 면접 본 곳이기에 거절할 수 없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었다.
4년 전에도 시간당 $15 받고 일하는 라이센스가 있는 나에게 $10은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10월 첫 주에 임금이 맞지 않아 솔직하게 못하겠다고 했다.
나의 실수다 사인하기 전에 시간당 얼마인지 확인을 했어야 했다.
나는 이렇게 또 세상을 배워 가고 있다.
바로 거절 할수 없었던 건 안과 선생님의 소개가 있었고 달라스의 임금 상황을 몰라서였다.
써니 씨도 말도 안 된다고 함께 속상해 주었다.
써니 씨는 머리도 잘 만져주시고 마음도 잘 만져주신다.
단골집은 제대로 찾았다^^
촌스러운 이름이 마음에 들어 찾아간 미용실... 그러나 오래된 가위와 기구들에서 세월이 묻어나 신뢰가 간다.
화려함이 없는 평범한 동네 미용실... 그러나 써니 씨의 손과 마음이 포근한 옛날 담요 같다.
무엇보다도 흔한 아줌마 롤로 말은 퍼머지만 비싼 퍼머를 한 것같이 효과를 주니
써니 씨 손은 매직이다!
김태희 이영애보다 펌은 훨씬 더 잘 나왔다~~~ 오늘 펌은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