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봄비

차작가 2025. 5. 1. 09:15

하늘은 땅을 분수대로 삼고

바람 한 점 없는 비는

집 앞에 핀 핑크 퍼레이드를 꼼꼼히 닦아내고 있다.

먼지 한 점도 용서치 않으려는 듯

까만 돌멩이는 더 빛나는 검정으로

봄을 맞이하는 연둣빛 새싹은

새초롬히 몸을 맡기고 하늘을 맞이한다.

금세 거둔 하늘은

집 앞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그 안에 살며시 내려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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