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52

My pleasure

아끼던 접시와 잔을 싸는 것도 새 이불을 사는 것도 My pleasure란다.잠자리에 누워 너를 위해 무얼 준비해야 하나 생각하며 잠이 들고아침에 눈을 뜨면 생각한 걸 포장하며 노래를 부르는 나를 보며이것은 my pleasure야라고 말한단다.​넌 항상 You don't have to.라고 말하지만나에게 이런 기회를 줘서 행복하단다.나에게 주신 선물 중에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너에게 복을 빈다.반짝이는 접시처럼 아름답게 새겨있는 꽃잎처럼 너에게 허락한 가정에 복을 주시길무엇보다 오래될수록 기품 있는 인생이 되기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그릇이 되길 ..이것은 나와 한 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my pleasure 란다.​​

나의 시 2024.06.30

내 안에 사춘기 소녀

누구에게나 사춘기는 있다.나의 사춘기는 무척 외롭고 쓸쓸했다.그래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그때 누군가 나에게 손 내밀어 주고위로를 건넸더라면.... 아마도 그 시절을 기억하는 게 지금과는 달랐을 테지만지나간 세월은 돌이킬 수 없다.​그래서 나는 과거의 나에게 친구가 되어 주기로 했다.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지나간 시간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나는 요즘 자주 과거로 돌아가 외로운 나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내가 언제나 친구가 되어주니 외롭지 않을 거야 하며나의 마니또에게 위로를 건넨다. 외롭지 말라고...그땐 실패 같지만 지금은 이렇게 성장했으니괜찮다고

나의 시 2024.06.30

달라스의 3월

낙엽과 함께하는 달라스의 봄은 가을 여름 그리고 봄의 평화로움이다. ​ 엉덩이가 무거워 떨어질 생각을 않던 낙엽은 10월부터 그렇게 끈질 기게 매달려 나풀거리더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봄에 미안한지 봄바람에 나붓 기듯 하나둘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 앞문으론 봄바람이 뒷문으론 가을 낙엽이 하늘에는 여름 햇살이 3월의 달라스는 계절의 3박자를 이루며 나름 조화로움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의 시 2024.03.14

한겨울의 봄

2월의 봄비가 낯설지만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게 만드는 이른 봄비가 참 좋다. ​ 잔디에 내려앉아 포슬거리는 이른 봄비는 새끼 새들의 놀이터가 되고 나는 화분을 조용히 밀어내 본다 같이 놀라고. ​ 이러다 한차례 가짜 겨울이 올지도 모르지만 뭐 그런들 어쩌겠나! 그래도 봄이 이미 와 있는 걸 눈치 없이 일찍 찾아온 이른 봄비는 어쩐지 나를 닮아서 마음에 든다. ​ ​ ​

나의 시 2024.03.13

고향

대청마루에 서서 하늘을 볼 때 빨랫줄에 걸린 이불에 반쯤 가려진 노을과 앞집 아지매 집 굴뚝에서 솔솔 올라오는 밥 짓는 냄새 마을 저 끝에 사는 정준이 오빠네 강아지 짖는 소리 그러나 밭에 물 주러 갔다가 깻잎 따 온다던 할머니는 감감무소식 ​ 불을 켜야 하나 말아야 하는지 모르는쯤에 저 멀리 할머니의 구부정한 허리가 보이고 문에 들어서자마자 쩌렁쩌렁 "불을 안 켜고 와이라고 있노!" "아고 내가 못 산데!" "바빠 죽겠는데 해는 왜 이리 짧노!" ​ 차마 배고프단 말을 하지 못했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잘못한 게 많은 나로 만들어 버리는 묘한 할머니의 목소리에 속이 여린 나는 그래야만 되는 줄 알았다. ​ 여름에서 가을이 되어갈 즘엔 할머니가 끝물로 뜯어오신 깻잎 향과 매운 고추가 잔뜩 들어간 된장찌개..

나의 시 2024.03.01

내 친구 기범이 와이프의 핸드백

부잣집 마나님의 가방 속엔 볼펜 4개 와 세월을 담은 성경 책 맥락 없는 립스틱 3개 알 수 없는 조각조각 메모지 그 흔한 파우치도 하나 없는 부잣집 마나님 가방 ​ 이민자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가방 속 공기엔 2주 전에 터진 싱크대 배수관 걱정 곧 돌아오는 큰 딸 먹일 걱정 곧 돌아오는 교회 친교 준비 ​ 그러나 가방 속 향기는 여전히 여인이다 매주 만나는 부잣집 마나님의 가방 속은 비밀스러운 살아가는 이유를 담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나의 시 2024.03.01

*** 묘기 대행진 ***

빨강 헤드폰 빨강 바지 빨강 운동화 때로는 노란색 서커스의 마스코트 할아버지 ​ 까만 쫄쫄이 바지 아령 손에 들고 다리만 운동 언제나 입구에 서있는 오뚝이 아줌마 ​ 멋진 몸매 패선 쇼하는 매력적인 두 아가씨 ​ 코걸이 각종 귀걸이 어깨 문신에 괴력의 여인 ​ 슉슉 슉슉슉 복싱맨과 기록 체크하는 코치님 ​ 허들을 높여가며 매일 같이 점프하는 고딩 ​ 빗 사이로 가 아닌 선 사이로 날렵하게 발을 움직이는 얼룩말 한 마리 ​ 언제나 춤추는 오케스트라와 책 읽는 백조 아저씨 ​ 매일 7시에 만나는 나의 운동 메이트

나의 시 2024.03.01

가을 산책

바람이 붓이 되어 낙엽으로 지면에 그림을 그리고 촉촉한 가을비로 낭만을 더한다 ​ 떨어진 낙엽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고양이처럼 촉촉한 땅에 꾹꾹이를 하고 나는 그들만의 대화에 궁금해 괜한 손짓을 해본다 ​ 그런 내가 외로워 보였는지 혼자 외로운 여우는 오라고 동무가 되어 준다고 눈 짖을 보네고 슬그머니 사슴 부부는 옆으로 와 아는 척을 한다 ​ 얼마 전 인사를 한 파랑새는 산책 내내 내 머리 위에 머물다 배웅하며 무심히 편지를 내 손에 쥐어 주고 날아간다.

나의 시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