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가을 산책

차작가 2024. 3. 1. 11:43

바람이 붓이 되어

낙엽으로 지면에 그림을 그리고

촉촉한 가을비로 낭만을 더한다

떨어진 낙엽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고양이처럼 촉촉한 땅에 꾹꾹이를 하고

나는 그들만의 대화에 궁금해

괜한 손짓을 해본다

그런 내가 외로워 보였는지

혼자 외로운 여우는

오라고 동무가 되어 준다고 눈 짖을 보네고

슬그머니 사슴 부부는 옆으로 와 아는 척을 한다

얼마 전 인사를 한 파랑새는

산책 내내 내 머리 위에 머물다 배웅하며

무심히 편지를 내 손에 쥐어 주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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