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보슬보슬 오는 것 보니 봄비다. 초롱이 산책은 다 시켰다. 같이 산책하면 좋으련만 초롱인 비 맞는 거 싫어한다. 유기견 시절 빗속을 서럽게 걸어서인가 보다. 토닥토닥 우산에 부딪히는 빗 소리가 참 좋다. 오늘은 왜 이리 아버지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살아계실 적엔 잘 생각도 안 하던 내가 뒤늦게 뭔 효녀 컨셉인지.. 옛날에... 어릴 때... "아버지는 몇 살이야?" 하고 물었더니 "40이지" 하실 적 모습만 생각이 난다. 해마다 여쭤도 항상 아버지는 40이라고 대답하셨다.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는 항상 40세였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하고 검은색 코트를 입고 퇴근하던 모습이 생각이 난다. 그때는 다정하셨던 것 같다.. 자식이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는 멀어지고 ... 엄마는 가까워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