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딸 답장을 받기 위해 달콤한 메시지를 보내면 하루가 지나서야 한 토막의 답장을 하시는 그녀 그 사무적인 답장에도 안심하게 만드는 신묘하기도 달콤하기도 한 내 딸 자주 보내면 스토커로 오해하시기에 눈치 봐가며 안부를 물어야 하는 나에겐 달콤하기보다 살벌한 딸 너는 좋겠다 항상 이기는 싸움만 해서 그래... 세상에선 지는 일이 더 많을 텐데 이 엄마에게만은 얼마든지 이기렴 나는 얼마든지 지는 싸움만을 할 테니 달콤 살벌한 내 따님 나의 시 2024.02.24
마음이 이럴 때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 물고 시작은 있는데 끝은 보이지 않고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 둘 수도 없는 그런 엉망인 마음이 지배하면 나는 일단 손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뭔가 생산적이고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에 몰두하거나 내가 바라던 지구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잠시 산책을 나가거나 이렇게 글을 쓰곤 한다. 마음이 이럴 땐 믿음 있는 신자의 모습도 찬양이나 기도를 하는 모습도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기에 나는 믿음이 없는 사람이 된다. 마음이 이럴 때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가만히 있는다. 뭔가를 시작하게 된다면 더 엉망이 되기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나에게는 최선이기에 마음이 이럴 때는 나의 시 2024.02.24
오늘 같은 날이면 오늘 같은 날이면 누군가 날 찾아준다면 얼마나 반가울까 나도 모르게 기웃기웃 내다본다 온통 가을 물결로 덮인 숲은 깊은 곳까지 햇살이 찾아들고 나뭇 가지에 앙증맞이 달려있는 붉은 잎은 나비처럼 나부낀다 소리 없이 움직이는 여우도 사각사각 소리 내며 걷는 사슴도 나처럼 반가운 누군가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시 2024.02.24
삶 눈을 감으면 돌아갈 수 없는 세상에서 밤을 보내고 늘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어렴풋이 들리는 고양이 소리로 또 다른 세상을 맞이한다. 어느 세상도 허망하긴 마찬가지 마음 둘 곳 없는 세상엔 미련도 사치다. 삶도 고달프고 이 땅에 영원한 것도 없고 나는 갈 곳도 있으니 삶은 은혜이다. 나의 시 2024.02.24
타이밍 그냥 걸었다 낙엽 밟는 소리 어제 내린 비로 불어난 물이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 간간이 들리는 스산한 바람 소리 그리고 내 마음의 소리 쉼 없이 달려온 내 인생 도대체 나의 굿 타이밍은 언제일는지 이렇게 자연은 늘 굿 타이밍에 열심히 움직이는데 너무한 나의 타이밍은 언제 찾아올는지 한참 걷다 집에 오는 길 아침부터 온다고 한 비는 이제서야 내리고 좋은 날씨 만끽하고 돌아온 길이라 이것이 내 인생의 굿 타이밍이라고 치면 난 좀 억울할 것 같다. 그놈의 타이밍 하나님의 허락한 타이밍은 천국 갈 때나 찾아 오려나 나의 시 2024.02.24
이런 날 *이런 날이 난 참 좋다* 집안일을 다 마치고 냥이도 멍이도 잠이 들고 하늘은 뭔 일이 일어 곧 날것만 같은 불을 켜기도 안 켜기도 애매한 컴 커 무리한 날 이런 날이 난 참 좋다. 나의 시 2024.02.24
비로소 억울했다고 생각한 과거도 손해 본 것 같은 관계도 잃어버린 것만 같았던 시간도 비로소 감사하게 되었다. 나는 복이 많은 사람이다. 고난을 통해 하나님을 알았으니 비로소 모든 것으로부터 나는 자유로워졌다. 나의 시 2024.02.24
참 사랑 나봇의 피였고 사회적 약자의 남은 겉옷 하나였고 모르는 사람이 내게 날린 독한 말이었다. 교회는 나에게 그랬었다. 그런데.. 하나님만이 아셨다.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원수들 앞에서 높여주시고 참 사랑이되어 주셨다. 나의 시 2024.02.23
세월 늘 내 마음보다 앞서가는 세월은 배려라곤 전혀 없다 조금만 천천히 가면 좋으련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앞도 옆도 돌아보며 가고픈 건 내 마음뿐이고 맨날 아쉬운 마음에 뒤만 돌아 보기 바쁘다 잠자리에 누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게 없고 내일은 잘 쫓아가야지 해봐야 솔직히 자신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누울 수도 없는 내 나이 내 앞서 달려가는 세월은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얄자 없는 빚 독촉장이다 나의 시 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