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51

달콤 살벌한 딸

답장을 받기 위해 달콤한 메시지를 보내면 하루가 지나서야 한 토막의 답장을 하시는 그녀 그 사무적인 답장에도 안심하게 만드는 신묘하기도 달콤하기도 한 내 딸 자주 보내면 스토커로 오해하시기에 눈치 봐가며 안부를 물어야 하는 나에겐 달콤하기보다 살벌한 딸 너는 좋겠다 항상 이기는 싸움만 해서 그래... 세상에선 지는 일이 더 많을 텐데 이 엄마에게만은 얼마든지 이기렴 나는 얼마든지 지는 싸움만을 할 테니 달콤 살벌한 내 따님

나의 시 2024.02.24

마음이 이럴 때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 물고 시작은 있는데 끝은 보이지 않고 그만두고 싶은데 그만 둘 수도 없는 그런 엉망인 마음이 지배하면 나는 일단 손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뭔가 생산적이고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에 몰두하거나 내가 바라던 지구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잠시 산책을 나가거나 이렇게 글을 쓰곤 한다. 마음이 이럴 땐 믿음 있는 신자의 모습도 찬양이나 기도를 하는 모습도 나에겐 불가능한 일이기에 나는 믿음이 없는 사람이 된다. ​ 마음이 이럴 때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걸 알게 되고 가만히 있는다. 뭔가를 시작하게 된다면 더 엉망이 되기에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 나에게는 최선이기에 마음이 이럴 때는

나의 시 2024.02.24

타이밍

그냥 걸었다 낙엽 밟는 소리 어제 내린 비로 불어난 물이 바위에 부딪치는 소리 간간이 들리는 스산한 바람 소리 그리고 내 마음의 소리 ​ 쉼 없이 달려온 내 인생 도대체 나의 굿 타이밍은 언제일는지 이렇게 자연은 늘 굿 타이밍에 열심히 움직이는데 너무한 나의 타이밍은 언제 찾아올는지 ​ ​ 한참 걷다 집에 오는 길 아침부터 온다고 한 비는 이제서야 내리고 좋은 날씨 만끽하고 돌아온 길이라 이것이 내 인생의 굿 타이밍이라고 치면 난 좀 억울할 것 같다. ​ 그놈의 타이밍 하나님의 허락한 타이밍은 천국 갈 때나 찾아 오려나

나의 시 2024.02.24

세월

늘 내 마음보다 앞서가는 세월은 배려라곤 전혀 없다 ​ 조금만 천천히 가면 좋으련만 무엇이 그리 급한지 앞도 옆도 돌아보며 가고픈 건 내 마음뿐이고 맨날 아쉬운 마음에 뒤만 돌아 보기 바쁘다 ​ 잠자리에 누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게 없고 내일은 잘 쫓아가야지 해봐야 솔직히 자신이 없다 ​ 에라 모르겠다 하고 누울 수도 없는 내 나이 내 앞서 달려가는 세월은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얄자 없는 빚 독촉장이다

나의 시 202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