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53

가을 산책

바람이 붓이 되어 낙엽으로 지면에 그림을 그리고 촉촉한 가을비로 낭만을 더한다 ​ 떨어진 낙엽은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고양이처럼 촉촉한 땅에 꾹꾹이를 하고 나는 그들만의 대화에 궁금해 괜한 손짓을 해본다 ​ 그런 내가 외로워 보였는지 혼자 외로운 여우는 오라고 동무가 되어 준다고 눈 짖을 보네고 슬그머니 사슴 부부는 옆으로 와 아는 척을 한다 ​ 얼마 전 인사를 한 파랑새는 산책 내내 내 머리 위에 머물다 배웅하며 무심히 편지를 내 손에 쥐어 주고 날아간다.

나의 시 2024.03.01

낮잠

열심히 살고 성실히 감당하고 부지런히 배우다 보면 쉼도 필요하다. ​ 쉬어가도 괜찮다 나는 인생의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푹 자고 나면 개운해질 것이다. ​ 열심히 살지 않았어도 괜찮다. 성실하지 않았어도 끝은 아니다. 부지런히 배우지 않으면 어때 ​ 지나온 것에 후회 말고 쉬어가도 괜찮다. 누구에게나 낮잠은 필요하다. ​ 푹 자고 나면 다른 인생이 기다린다.

나의 시 202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