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53

내가 가고 싶은 천국

숲속 가운데 햇볕 잘 드는 큰 창을 가진 오두막이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사자, 호랑이, 기린, 사슴 그리고 토끼들이 인사를 건네고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데려온 우리 초롱이 재롱이 아롱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남편과 함께 자연을 가꾸고 동물들을 살피며 하루를 보내는 이런 곳이 내가 그리는 천국의 모습 ​ 그러다 한가해지면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 글씨도 쓰고 바닷속 큰 고래와 상어와 예쁜 물고기들과 수영 내기도 하고 수달처럼 조약돌 하나 들고 둥둥 파도를 타며 태양을 얼굴에 담아 웃어보는 이런 곳이 내가 살고 싶은 천국인데 ​ 사람들은 천국은 황금으로 장식되고 머리엔 멋진 관을 쓰고 보석으로 장식한 화려한 집에도 살고 아픔도 슬픔도 없는 영원한 곳이라는데 ​ 나는 이 땅에서도 황금보다 보석보다 자연..

나의 시 2024.02.21

나의 응원

나의 응원은 넘어질까 앞서 돌부리 치워 놓고 지쳐서 넘어지면 그늘이 되어주고 외로울까 늘 곁을 지켜주는 존재 ​ 그러나 나는 치워 놓은 돌부리 무덤을 바라보며 왜 돌밭만을 걸어야 하나 한탄하고 그늘 넘어 뙤약볕만 바라보며 태양을 온몸으로 가리는 응원은 보지 않는다 ​ ​ 그런데도 응원은 돌부리를 치우느라 상처투성이의 손을 가져도 나의 그늘이 되어주려 뙤약볕에 목말랐어도 등 뒤만 바라보는 나 때문에 늘 외로워도 절대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나의 시 2024.02.21

숲의 민낯

푸른 잎으로 멋지게 치장을 한 여름을 보내고 훌훌 옷을 벗은 지금은 가장 정직한 숲을 마주하게 된다 ​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길도 보여주고 나무 뒤에 숨어 고개를 내미는 여우도 보이고 탈탈 털어내듯 옷을 벗으니 겨울 숲엔 햇살로 가득 채워진다 이렇게 겨울을 준비하는 너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구나. ​ 숲의 민낯은 마치 중년의 여인처럼 과감하고도 노련함이 허투루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나의 시 2024.02.21

낙엽 파도

어젠 오랜만에 따뜻한 게 봄날 같았다. 날씨가 좋아서 야외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햇볕이 너무 예뻤다. 예배드리고 장 보러 가는 중^^ 햇살이 좋아 뽀샵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마스크를 하니 눈썹만 화장하면 돼서 편하긴 하다. 봄 같은 가을이 마음을 일렁이게 하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낙엽 파도를 만든다 운 좋게 낙엽 파도가 내 무릎 위에 떨어지자 혼자 외로울까 내가 파도가 되어 저쪽으로 날려보낸다 다시 이리저리 낙엽 파도는 멋들어진 소리를 내고 반짝이는 햇살 아래 가을과 함께 춤을 춘다

나의 시 2024.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