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 나비 한 마리 내 머릿속에는 동전만 한 나비 한 마리가 산다. 죽은 듯 날개를 접으면 흑갈색 날개를 열어 움직이면 빨주노초 날갯짓에 온몸이 찌릇찌릇 마음은 혼돈 조용한 얼굴은 한 번도 조용하지도 평화로운 적도 없다 아무리 멀리 날아가길 부탁을 해도 나비는 떠날 마음도 없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2019년 10월 24일 나의 시 2024.02.11
공평한 햇살이었으면 이왕 쏟아지는 햇살이라면 나에게만 따뜻한 햇살이지 말고 온 세상 어두운 곳에도 반가운 따뜻한 볕이었으면 좋겠다. 나만 보기 아까운 이 아름다움이 너무 힘겨워 쳐다볼 힘도 없고 오히려 이 볕이 슬픔으로 가려지고 울컥하는 마음에 삼켜져 더 이상 감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잠시, 이 순간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이왕 내리는 햇볕이니깐 2019년 9월 21일 나의 시 2024.02.11
어느 슬픈 고백을 듣는 날 당신의 입술은 진달래꽃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당신의 가슴은 그리움을 담고 당신의 눈은 슬픔을 담았다. 나의 가슴은 공감을 품고 나의 입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이야기하고 나의 눈은 슬픔을 삼켰다. 2019년 9월 9일 나의 시 2024.02.11
고난은 찬란한 아름다움 가만히 내다보니 무엇이 보이니? 너도 나처럼 고난 속에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는 거니? 그런데 너에게도 나에게도 보이는걸 모든 이들이 보는 건 아니란다. 볼 줄 아는 것도 축복이란다. 돌아보니 긴 여정 속에 찰나에 불관한 찬란함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같구나. 그러니 그냥 놓아주자. 그래도 볼 줄 아는 축복은 챙겼으니.. 나의 시 2024.02.11
시간 시간은 어떤 부분은 무던하게도 만들고 어떤 부분은 희미하게도 만들고 또 점점 선명하게도 만든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다." 나 "시간이 지나면 가물가물해진다."라는 말이 다 맞는 것도 틀린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나에게 시간은 옳고 그름을 드러나게 하고 나에게 필요한 고통과 쓸모없는 것들을 구분하게 해서 내 것이 아닌 건 버리고 필요한 건 소화하게 하는 것이다. 아무리 선명해지는 기억이 아프게 할지라도 쓸모없는 것이라면 폐기처분해야 한다. 시간을 흐르게 하는 건 하나님의 몫이지만 구분하고 처리하는 건 나의 몫이다. 이젠 그때이다. 2019년 6월 27일 나의 시 2024.02.11
봄을 담다 온 세상이 봄을 담았다. 오늘 저녁 비와 태풍이 봄을 억지로 떠밀어 아직은 반갑지 않은 여름을 몰고 오기에 눈으로 봄을 담아본다 2019년 4월 19일 나의 시 2024.02.10
작별 철 지난 옷에도 낮을 빛낸 햇살에게도 집 앞을 어지럽게 뛰어다닌 짐승들에게도 쌀쌀해서 봄인가? 했던 바람들에게도 오늘 했던 수많은 생각들에게도 잘 가라고 작별한다. 내일도 또 다른 날들이 시작되고 해 묵은 먼지 같은 생각들은 또 다른 날에서 또 또 다른 날들에게 잘 가라 작별하면 된다. 2019년 4월 3일 나의 시 2024.02.10
정의 악독하고 수군거리며 선을 미워하고 악한 일에 달려가는 자들아 목자를 내 몰더니 성전을 팔아 가지려 하는구나 더러운 혀가 잘리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서 공중에 흩어져 아무도 가지지 못하게 하소서 욕심이 사망에 이르게 함을 만인 앞에 공의로우신 주님을 보여주셔서 믿는 자들의 위로가 되고 악한 자들에겐 본보기가 되게 하소서 2019년 2월 25일 나의 시 2024.02.10
인과 응보 얼마나 거리를 헤매었던 거니 초롱아... 만약 가족이 너를 잃어버렸던 거라면 꿈에 찾아가 좋은 가족을 만나 행복하다고 잘 지낸다고 말해주렴 만약 가족이 너를 버렸다면 꿈에 나를 보내주렴 꼭 엄마가 할 말이 있단다.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밤길 조심해!" 라고 말할 거란다. 자비도 없는 곳에서 영원히 살게 될 거라고.. 너는 그곳에서 강아지를 던져서 죽인 자, 강아지의 입을 찢은 자, 너 같은 사람들과 살게 될 거라고. 2019년 2월 19일 나의 시 2024.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