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51

세 개의 심장

하나의 심장으로 태어나 엄마가 되며 세 개의 심장이 되었다 ​ 하나의 심장이 세 개로 나뉘어 뛰려니 심장은 늘 한도 초과 ​ 하나는 딸을 위해 하나는 아들을 위해 나머지 하나도 엄마의 심장으로 열심히 쉬지 않고 뛰니 심장은 쉴 틈이 없다 ​ 이렇게 엄마가 되는 게 힘들 줄 몰랐었다 하나의 심장으로 살 때는 ​ 나의 생이 끝날때까지 엄마는 멈출 수가 없다 ​ ​ 하나 일 때는 미처 몰랐었다 세 개의 심장으로 산다는게 무엇인지 아무것도 몰라서 엄마가 될 수 있었나 보다

나의 시 2024.02.22

인생 드라이브

드라이브할 땐 커브길에선 속도를 낮추고 흐름을 타야 한다 ​ 커브 길이 지나면 직진 코스가 시작되니 다시 속도를 높이면 된다 ​ 혹시 직진인데도 속도를 높이지 못한다면 뒤를 돌아봐라 이미 넌 반백년을 살았으니 천천히 가는 것도 괜찮다 ​ 다른 사람보다 좋은 차가 아니라도 비록 가다가 고장이 자주 나더라도 남들은 넓고 큰 도로를 달리는데 너는 험난한 길을 힘겹게 달리더라도 괜찮다 괜찮아 지나온 그 길을 주님이 함께 하셨다면 그건 형통한 드라이브였기에 ​ 앞으로 네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항상 주님이 함께하시니 길 잃을 염려도 없고 목적지도 틀림이 없으니 돌아가지 못하는 인생 드라이브에 허탕칠 일은 없으니깐 ​

나의 시 2024.02.22

눈 오는 날

아침에 2층 침실에서 창밖을 보니 눈이 폴폴~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 눈 온다더니 진짜 눈이 내린다. 이렇게 내리기 시작한 눈은 2~3시간 지나자 함박눈으로 변해 온 세상을 덮어 버렸다. 기분 좋게도. 나는 이렇게 가볍게 풀풀 거리며 내리는 눈이 좋다 나는 내 몸무게보다도 더 무거운 생각을 지고 살 때가 많은데 이렇게 가벼운 눈을 보면 경의롭기도 하다. ​ 내가 너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만 있다면 내가 너처럼 새하얀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내가 너처럼 춤추며 즐거움을 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나는 눈 오는 날이 참 좋다

나의 시 2024.02.22

겨울 손님

소리 없이 오시는 겨울 손님 조용히 살포시 내리시니 더 반가운 손님 ​ 얼마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소복소복 쌓여 가고 ​ 또 이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수북수북 쌓여있는 손님 ​ 어릴 적 할머니 집 골목길에서 내 몸집 보다 큰 눈을 굴리며 ​ 큰 눈사람과 그리운 뽀삐 눈사람 부뚜막 위 고양이 눈사람 처마 밑 제비 가족도 만들어 놓고 ​ 내년에도 우리 집에 오라며 손님 가시는 길 배웅하라고 줄줄이 눈사람을 대문 앞에 세워 놓고 그 시절 잠들기 싫어 빼꼼히 문을 열었던 ​ 그 어릴 적에나 지금이나 찾아오시는 반가운 겨울 손님

나의 시 2024.02.22

문제를 대하는 방법

세상일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또 뜻대로 됐다고 다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 물이 흘러가듯 문제도 흘러간다 움켜쥐려고 해도 잡을 수도 없다 ​ 물을 억지로 가두면 물은 탁해져서 물속도 더 보기 힘들 뿐이다 ​ 세상일이 내 뜻과 상관없이 흘러간다면 굳이 붙잡지 말자 잡을수록 문제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흘려보내면 언젠가는 사라지는 것이 문제이다 ​ 벽에 작은 흠이 있다고 자꾸 긁어내면 구멍은 커지게 되고 때로는 그 구멍이 건물 전체를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때로는 작은 흠집은 덮는 것이 지혜이다

나의 시 2024.02.22

내가 가고 싶은 천국

숲속 가운데 햇볕 잘 드는 큰 창을 가진 오두막이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사자, 호랑이, 기린, 사슴 그리고 토끼들이 인사를 건네고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데려온 우리 초롱이 재롱이 아롱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남편과 함께 자연을 가꾸고 동물들을 살피며 하루를 보내는 이런 곳이 내가 그리는 천국의 모습 ​ 그러다 한가해지면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 글씨도 쓰고 바닷속 큰 고래와 상어와 예쁜 물고기들과 수영 내기도 하고 수달처럼 조약돌 하나 들고 둥둥 파도를 타며 태양을 얼굴에 담아 웃어보는 이런 곳이 내가 살고 싶은 천국인데 ​ 사람들은 천국은 황금으로 장식되고 머리엔 멋진 관을 쓰고 보석으로 장식한 화려한 집에도 살고 아픔도 슬픔도 없는 영원한 곳이라는데 ​ 나는 이 땅에서도 황금보다 보석보다 자연..

나의 시 2024.02.21

나의 응원

나의 응원은 넘어질까 앞서 돌부리 치워 놓고 지쳐서 넘어지면 그늘이 되어주고 외로울까 늘 곁을 지켜주는 존재 ​ 그러나 나는 치워 놓은 돌부리 무덤을 바라보며 왜 돌밭만을 걸어야 하나 한탄하고 그늘 넘어 뙤약볕만 바라보며 태양을 온몸으로 가리는 응원은 보지 않는다 ​ ​ 그런데도 응원은 돌부리를 치우느라 상처투성이의 손을 가져도 나의 그늘이 되어주려 뙤약볕에 목말랐어도 등 뒤만 바라보는 나 때문에 늘 외로워도 절대로 내 곁을 떠나지 않는다

나의 시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