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겨울 손님

차작가 2024. 2. 22. 12:02

소리 없이 오시는 겨울 손님

조용히 살포시 내리시니 더 반가운 손님

얼마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소복소복 쌓여 가고

또 이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수북수북 쌓여있는 손님

어릴 적 할머니 집 골목길에서

내 몸집 보다 큰 눈을 굴리며

큰 눈사람과 그리운 뽀삐 눈사람

부뚜막 위 고양이 눈사람

처마 밑 제비 가족도 만들어 놓고

내년에도 우리 집에 오라며

손님 가시는 길 배웅하라고

줄줄이 눈사람을 대문 앞에 세워 놓고

그 시절 잠들기 싫어 빼꼼히 문을 열었던

그 어릴 적에나 지금이나

찾아오시는 반가운 겨울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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