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오시는 겨울 손님
조용히 살포시 내리시니 더 반가운 손님
얼마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소복소복 쌓여 가고
또 이만큼 왔으려나 열어보면
수북수북 쌓여있는 손님
어릴 적 할머니 집 골목길에서
내 몸집 보다 큰 눈을 굴리며
큰 눈사람과 그리운 뽀삐 눈사람
부뚜막 위 고양이 눈사람
처마 밑 제비 가족도 만들어 놓고
내년에도 우리 집에 오라며
손님 가시는 길 배웅하라고
줄줄이 눈사람을 대문 앞에 세워 놓고
그 시절 잠들기 싫어 빼꼼히 문을 열었던
그 어릴 적에나 지금이나
찾아오시는 반가운 겨울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