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내 친구 기범이 와이프의 핸드백

차작가 2024. 3. 1. 12:39

부잣집 마나님의 가방 속엔

볼펜 4개 와 세월을 담은 성경 책

맥락 없는 립스틱 3개

알 수 없는 조각조각 메모지

그 흔한 파우치도 하나 없는 부잣집 마나님 가방

이민자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가방 속 공기엔

2주 전에 터진 싱크대 배수관 걱정

곧 돌아오는 큰 딸 먹일 걱정

곧 돌아오는 교회 친교 준비

그러나 가방 속 향기는 여전히 여인이다

매주 만나는 부잣집 마나님의 가방 속은

비밀스러운 살아가는 이유를 담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겨울의 봄  (0) 2024.03.13
고향  (0) 2024.03.01
*** 묘기 대행진 ***  (1) 2024.03.01
흔들리는 바람  (0) 2024.03.01
가을 산책  (0) 2024.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