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요셉이 형들을 용서한 시점이 형들을 만나고 나서부터라고 생각했었다.
고대 근동 인근에 가뭄이 심하게 들어 애굽에만 양식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형들이 찾아왔을 때
형들이 요셉을 향해 절을 할 때라든지 베냐민을 보고 싶은 마음에 형들에게 정탐꾼이라는 이유로 시므온을 볼모로 잡아 둘 때라든지
유다가 베냐민 대신에 종이 되겠다고 하는 장면에서 형들을 이해하고 용서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41장에서 요셉이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고 자녀를 낳고 난 뒤 하는 고백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생각한 요셉보다
훨씬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41:50 흉년이 들기 전에 요셉에게 두 아들이 나되 곧 온의 제사장 보디 베라의 딸 아스낫이 그에게서 낳은지라
41:51 요셉이 그의 장남의 이름을 므낫세라 하였으니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 함이요
41:52 차남의 이름을 에브라임이라 하였으니 하나님이 나를 내가 수고한 땅에서 번성하게 하셨다 함이었더라
감옥에서 억울하게 강간범으로 있던 중 꿈을 해석하며 요셉은 국무총리가 되어 애굽에서 왕 다음의 일인자가 되었다.
이미 미래를 아는 요셉은 흉년이 들기 전에 온의 제사장 보디베라의 딸 아스낫과 결혼을 하고 아들을 둘을 낳는데
첫째 아들의 이름을 므낫세라 짓는다.
그 이름의 뜻은 "하나님이 내게 내 모든 고난과 내 아버지의 온 집 일을 잊어버리게 하셨다"이다.
이 이름의 뜻이 요셉의 신앙고백이기도 하다.
이 말씀을 읽는 순간 아.. 요셉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미래를 이미 아는 요셉은 흉년이 오기 전에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으면서 자신이 이 일대에 극심한 가뭄이 들것을 알고 있었고
그 가뭄은 가나안에 사는 아버지의 땅에도 들거라는 걸 알았다.
이 일을 위해 자신을 애굽에 보내시고 준비하게 하셨으며
많은 사람의 생명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가족까지도 돌볼 수 있는 힘을 주셨다는 걸 아는 것이다.
그래서 요셉은 자신의 고난과 형제들이 자신에게 한 일도 잊어버리게 된 것이다.
하나님이 모든 역사의 주관자이시고 자신을 택하셔서 고난 가운데 버려둔 것 같았지만
이 자리에까지 인도하셨다는 고백이 므낫세라는 이름에 담아낸 것이다.
이미 요셉은 모든 걸 잊고 용서한 것이다.
형들이 어떻게 과거 자신에게 행한 잘못에 대해서 뉘우 치는지... 그런 걸 알아보러 시므온을 잡아 둔 게 아니라
형들이 잘못을 고백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산다는 건 또 가족에게 버림받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이 둘 다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건 트라우마를 남기고 깊은 상처를 품고 살게 된다.
그런데 용서라니..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제 산책을 하며 옛날에 억울한 누명을 쓴 사건이 생각이 나서 남편에게 그 당시 속상한 마음을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으로 말한 것도 아니다.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하기 때문이다.
요셉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말이다.
그런데 오늘 이젠 그런 말을 하는 걸 멈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고난도 지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도 유익한 게 있었기 때문이다.
형제들을 만나서 시시비비 가리기도 전에 옹서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고난의 의미를 깨닫고 헌재에 주신 하나님의 축복을 감사하는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를 알 때 용서는 따라오는 것이었다.
'손바닥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바닥 묵상 3 - 출애굽기 11장에서 20장 묵상 (0) | 2024.07.21 |
---|---|
손바닥 묵상 3 - 출애굽기 1장에서 10장 묵상 (0) | 2024.07.20 |
손바닥 묵상 3 - 창세기 31장에서 40장 묵상 (0) | 2024.07.17 |
손바닥 묵상 3 - 창세기 11장에서 20장 묵상 (1) | 2024.07.14 |
손바닥 묵상 3 - 창세기 1장에서 10장 묵상 (0) | 2024.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