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색을 입히며

차작가 2026. 5. 20. 03:15

색을 입히며

빈 종이 앞에

손끝은 마르고

붓 씻은 물은 흐려진다

나는 자꾸

원하던 색을 놓친다

마른 손끝으로

종이의 결을 만지다 보면

닿지 않는 색들이 있다

저녁하늘에

서서히 번지는 주홍빛

나는 가만히

붓을 내려놓는다

해 질 무렵

구름 끝에 번지는 붉은 물감

누군가는 오래전부터

붓을 대어 왔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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