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을 밝히던 태양은
점점 빛을 잃고
한낮을 가득 채우던 빛 대신
그리움을 담은 달빛과
포근한 가로등이 밤을 채운다
점점 사라지는 빛이
참 아쉬운 나이가 되었지만
포근한 가로등과
그리움 가득 담은 달빛이
편안한 나의 중년 같아 좋다
달빛에 비쳐
적당히 가려진 세상
언제나 죽을 수 있는 인생 앞에
해는 져도
손위에 달빛을 담아본다
해는 지고
내일 떠오를 해가
나의 하루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오늘 밤 달빛을 담아
빈손이 아니라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