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해 질 녘

차작가 2024. 2. 14. 11:57

낮을 밝히던 태양은

점점 빛을 잃고

한낮을 가득 채우던 빛 대신

그리움을 담은 달빛과

포근한 가로등이 밤을 채운다

점점 사라지는 빛이

참 아쉬운 나이가 되었지만

포근한 가로등과

그리움 가득 담은 달빛이

편안한 나의 중년 같아 좋다

 

달빛에 비쳐

적당히 가려진 세상

언제나 죽을 수 있는 인생 앞에

해는 져도

손위에 달빛을 담아본다

해는 지고

내일 떠오를 해가

나의 하루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오늘 밤 달빛을 담아

빈손이 아니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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