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내 마음을 알 턱이 없는 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늦은 아침 잠자리에 누워
마음도 몸도 뭉게 본다
추적추적 빗소리가
나를 이기고
음악처럼 흐르는 비에
가시돋은 마음을 흘려보낸다
그 옛날 밤새 하얗게 세게 만든
흰머리의 아픔도
무쇠 같았던 무거웠던 마음도
흘려보낸다
비와 함께 이젠
무쇠같은 마음도
세어버린 흰머리도
흘러간 세월이 되어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