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 4의 싸움도 불공정한데 욥은 거의 죽을 지경까지 놓여 있는 상태였다.
아파본 사람이 아픈 걸 안다고... 욥처럼 나도 투병 중이라
아픈 사람에게 충고한답시고 교만하게 정죄하는 친구들의 태도는 언제나 불편하다.
그러나 나도 이런 친구일 때가 많았다는 걸 항상 깨닫게 하는 게 욥기서이다.
그래서 이 변론을 4라운드까지 이어가시며 길게도 쓰신 것 같다.
"이게 너의 본 모습이야!"라고 하시는 것 같다.
오늘은 11장 첫 구절부터 아... 이 말씀을 주셨구나.. 하고 알았다.
11:2 말이 많으니 어찌 대답이 없으랴 말이 많은 사람이 어찌 의롭다 함을 얻겠느냐
11:3 네 자랑하는 말이 어떻게 사람으로 잠잠하게 하겠으며 네가 비웃으면 어찌 너를 부끄럽게 할 사람이 없겠느냐
욥이 고통스러워 마음을 토로하는 걸 들은 소발의 첫 마디가 "말이 많으니 어떻게 대답을 안 하겠냐!"였다.
그리고 욥이 억울함을 말하는 걸 듣고 "네 자랑하는 말 때문에 잠잠히 있을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사람이 고통스러우면 누구나 약해지고 한탄섞인 말을 할 수 있는 걸 이해해 주지도 못했고 위로해 주지 못하는 친구들이었다.
20장까지 읽으며 친구도 떠나고 자식도 떠나고 아내도 이해 못하고 종들도 이해 못 하고 사회적으로 외톨이가 되어 있는 욥을 보며
그동안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
거의 완벽하게 경건의 생활을 한 욥도 가난해지고 아프니 다 떠나는 게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19장13절에서 19절)
그러니 나는 말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억울해 하지 말아야지.. 하는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욥의 말을 들어주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
그래도 먼 거리에서 온 네 친구도 이러는데 하물며 우린 더 하지 않을까..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게 하시려고 이렇게 긴 분량의 욥기를 쓰셨는지도 모르겠다.
욥의 말을 소발은 말이 많다고 표현을 하고 자랑이라고 표현을 했다.
그래서 잠잠하라!라는 것이다.
아픔을 당하는 ..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이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소발의 이 한마디가 욥을 죽음으로 내 모는 말이며 살인자의 입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옳다.
무슨 말로도 위로해 줄 수 없는.. 고난 가운데 놓인 사람들에게는 기도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고난 가운데 느낀 결론이다.
어쩌면 하나님은 나에게 병을 통해 이걸 깨닫게 하시고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데 사용하게 하시려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위엔 소발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죄가 있으니 저런 고통을 당하는 거야! 죄 때문에 병 든거지!"라고 말이다.
정말 잠잠해야 하는 사람들은 소발과 같은 사람임을 오늘 말씀을 읽으며 공감했다.
설령 죄로 인해 고난을 당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우리가 하나님을 대신하는 건 안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잠잠해야 하고 들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런 경험도 하게 하심에 감사드린다.
항상 겸손히 남의 아픔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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