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The Nutcracker 발레 공연을 보고

차작가 2023. 12. 5. 12:27

드디어 발레 공연을 보러 왔다~~~~

 
 

 
 
 

중간 쉬는 타임에 초콜릿 먹고 싶다는 딸 .. 이럴 땐 아기다.

드디어!!! 드디어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보러 갔다~~~

발레 공연을 실제로 항상 보고 싶었는데... 내 인생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날이 되었다.

딸이 5살 때부터 미들 스쿨 다닐 때까지 발레를 항상 했었는데

이렇게 제대로 된 발레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다.

발레 아카데미에서 하이 스쿨 학생들이 공연하는 건 봤지만... 이렇게 볼 수 있다니.. 꿈만 같다...

항상 아들이 호두까기 인형에서 행진곡 중 솔로 파트를 연주했기에 차이콥프스키 곡은 아주 익숙하다.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내가 만약 실제로 발레를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은 많이 했었다.

클래식을 좋아한 아버지가 차이콥스키 곡을 좋아해서 오늘 발레 공연 2막에서 추는 꽃의 왈츠나 사탕 요정 곡의 차밍 소리가 나는 연주곡이나

" 따다라 단다 단딴따~ 따다다단 딴다~~" 하고 연주되는 행진곡 들을 많이 듣고 자랐었는데...

이 곡에 맞추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났다 ㅎㅎ 남편이 왜 우냐고 묻는다.. 참 눈치 없다..

지금도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어릴 때 아버지는 휴일이면 마당까지 울려 퍼지게 전축을 크게 틀어 놓고 신문을 읽으셨다.

나는 마당 낮은 평상에 누워 아침 햇살을 맞곤 했었다.

행복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지만 나에게 깊이 각인되어 있는 음악과 책방에서 읽던 책들.. 공기.. 바람..

돌아보니 음악은 나의 유년 시절에 아주 큰 영향을 주었다.

중국춤 러시아 춤 아라비아 춤 등 이 음악을 들으며 마음속으로 공주가 되어 춤을 췄던 기억이 난다.

가끔 아버지는 이 곡은 모차르트 곡인데~ 이 곡은 베토벤 교향곡이란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의 왈츠야라는 설명을 해주시곤 했다.

삼 남매가 함께 듣고 자랐지만 이런 기억은 나에게만 있다는 게 신기하지만....

딸과 함께 공연을 보며...

옛날 퍼포먼스하러 갈 때 가슴 졸이며 즐기지 못했던 이야기.. 내가 길 못 찾아 헤매다가 공연 바로 전에 도착했던 이야기..

아이들을 키우며 공부 관련 과외 한번 시키지 않고 키우긴 했지만 학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하셔서

학교 선생님 추천으로 발레도 악기도 모두 돈 없어도 배우게 하신 게 은혜이다.

크리마스가 되면 아이들이 연주하던 이 차이코프스키 곡들이 생각이 난다.

나를 다시 과거로 돌아가게 만들고 다시 아이들 어릴 때로 돌아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옛날에는 내 아이 쳐다보느라 제대로 공연을 즐겨보지 못했었는데 오늘에서야 공연을 즐기게 되어 눈물이 났다.

그동안 안되는 영어로 낯선 미국 땅에서 살아가려 애쓰던 생각..

거칠게 살아온 인생이지만 오늘 호두까기 발레 공연을 보는 순간 모든 게 감사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어릴 때 평상에 누워 음악에 맞추어 손가락으로 춤을 추던 내가

실제로 공연을 보는 것이 내 눈물의 이유이고

아버지도 어쩌면 이런 공연을 보고 싶어 했을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당신이 좋아하는 공연은 최소한 일 년에 한두 번은 보여줄게!"라고 한다.

그럼... 다음엔 백조의 호수다!

일 년에 몇 번 가든 가서 산책하는 거.... 한 달에 한 번 공원에서 함께 걷는 것...

일 년에 한번 발레 공연 보는 거... 일 년에 한번은 오케스트라 연주나 뮤지컬 보러 가는 거..

이 정도는 꿈꿔도 되겠지요!

죽으면 가지고 갈 수도 없는 돈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흘려보내는 인생 살고..

곧 5땡이 되는데.. 아파보니 돈이 많으나 적으나 큰 차이가 없는 인생.

여러분도 남은 한 달 저처럼.. 소소한 꿈을 이루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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