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세계 3대 테너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의 내한공연이 있었을 때였다.
아버지가 클래식을 좋아하셔서 어디 가시면서 "이 버튼을 눌러 꼭 녹화를 해라!" 하셔서 시간에 맞춰 녹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하얀 손수건을 들고 노래하던 파바로티가 기억이 나고 어린 마음에도 Vincella를 듣고 온몸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든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 공연을 돌려 보시곤 했었다.
어제 Sarah Brightmas: A Christmas Symphony 공연을 볼 때 듀엣으로 Vincella를 부르는 걸 감상하며 여름에
런닝 셔츠만 입고 아침 신문을 보시며 녹화해둔 영상을 보시던 모습이 기억이 나서..
"왜 나는 아버지께 뭔가를 해 드릴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어제 간 오페라 하우스는 21세기에 지어진 오페라 하우스 중에 top-tier 10안에 들어갈 정도의 규모이다.
지난번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도 이곳에서 했었다.
좋은 자리를 예약하고 싶었지만 1등석은 너무나 비싸서 포기했고 $100에서 $150정도 하는
좌석은 괜찮아 보여 예약을 시도했지만
클릭하는 순간에도 좌석이 순식간에 팔려버려서 어쩔 수 없이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그 좌석 예매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겨우 $79 좌석으로 예매를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정면 좌석으로 예매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좌석으로 이동하는 데 정면을 보니 무서워서
남편의 손을 의지해서 뒤로 돌아 옆으로 걸어 움직여야 해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도 받아 가며 겨우 가서 앉았다.
그래도 일단 앉고 보니 자리 배치가 괜찮았다.
음양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감상하는데도 문제가 없었고 오케스트라를 위에서 보니 전체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지휘자의 손동작을 위에서 보니 손끝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
그래서 나는 세라 브라이트만이 노래를 할 때 지휘자의 손과 악기 연주하는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게스트 두 명과 코러스가 어우러져 공연이 흘러갔는데 너무 흥분이 되었다.
총 25곡을 노래했는데 세라 브라이트먼 은 항상 공연을 할 때 나비가 춤추듯 등장하고 곡마다 간단한 춤사위가 있는데
영상으로 보던 것과 똑같았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목소리가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조수미 씨는 차가운 겨울에 피어난 강인하고 아름다운 한 떨기 동백화 같다면
세라 브라이트먼의 목소리는 봄을 알리는 수선화와 같았다.
혹시 영상을 찾아보시면 내가 왜 이렇게 표현하는지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
공연의 시작곡은 Ave Maria였다.
너무나 유명한 곡이고 크리스마스에 딱 어울리는 선곡이다.
크리스마스 곡을 이어가다가 중간에 세라 브라이트먼을 유명하게 만든
Phantom of the Opera!!!를 부르자 모든 관중이 함성을 질렀다.
나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이 곡을 실제로 들을 수 있다니... 그렇게 총 25곡을 불렀고..
마지막 곡으로 한국에선 보첼리와 함께 듀엣으로 불러 유명한 Time to say Good bye를 불렀다.
캐럴이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나 윈트나이트는 손을 흔들며 듣고 즐겼다.
총 2300명이나 수용 가능하다는 오페라 하우스가 음악으로 가득 채워졌다.
그리고 나도 나름대로 정장을 잘 차려 입고 갔는데 나보다 좀 더 훨씬~~~오버해서 다른 사람들은 차려입고 왔다.
ㅎㅎ 참고하시길^^ 모두 파티복을 입고 예쁜 파우치를 들고 오셨다.
다음에는 좀 더 신경을 쓰고 가야겠긴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밤에 나는 추워서 드레스는 못할 짓이다.
위에서 보니 머리가 희끗한 노인부터 아이들까지 잘 차려입고 앉아 공연을 보러 온 걸 보니 아~ 미국에서 만나는 또 다른 세계였다.
저들처럼 부자는 아니지만 나에게 이런 감성을 물려주신 부모님이 계셔서 감사하다.
자주는 아니지만... 한국 분들도 아이들 데리고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이런 경험을 하며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꼭 오페라 하우스가 아니더라도.. 나의 경우는 아이들 공부시키려 학원이나 과외는 시킨 적은 없지만
여름방학이나 토요일이 되면 그 당시 지역 어린이 신문을 찾아서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 그리고 주일은 아트 뮤지엄이 공짜라서
주일 예배 후 자주 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나는 그림이 있으면 설명을 해 주곤 했었다.
그 당시 한 대학에서 해마다 2번 뮤지컬 공연을 했었는데 일 일당 $7~$15정도였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었다.
그리고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는
한 홈리스 단체에 한 달에 한 번씩 핫도그 120개를 만들어 우리 가족의 이벤트로 정해서 섬겼었다.
우리도 가난하고 매달 렌트비 걱정하며 살았지만 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해 주고
누구든 자신의 형편대로 돕는 걸 가르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홈레스에서 붙여준 우리 가족 별명이 "핫도그 페밀리"였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진정한 부자가 나는 여전히 되고 싶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하는 게 돈보다 더 귀한 재산이라는 걸 나도 나이 드니 알았기 때문이다.
말이 길어진다..^^ 요지는 ..
여러분 너무 고생만 하지 마시고 가끔은 쉼도 누리고...
아이들에게 여유를 가지는 게 앞으로 나아갈 힘이라는 걸 알려줬으면.. 해서이다.
나의 글은 진정한 팬이 아니면 잘 안 읽을 정도로 긴 글이기에
진심을 담아봅니다.
세라 브라이트만 공연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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