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19장에서 24장은 율법장이다.
오늘은 순서에 따라 21장에서 30장을 묵상했다.
앞부분은 율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이 있고 25장부터는 성막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율법에 관한 말씀은 그때나 지금이나 어쩌면 이렇게 죄의 모양이 똑같은지 놀라울 정도이다.
그중에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 살 때 모두 노예였지만
출애굽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안에 자유인도 있고 또 노예로 있는 상태로 나누어진 것이다.
히브리 민족들은 자신의 형제를 노예로 삼을 수 없다. 그런데 노예로 삼게 된 것이다.
그 부분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또 어떠한 부류는 사랑하는 처자를 위해서
종신 토록 자신의 상전을 섬기기 위해 문설주에 귀를 뚫는 일이었다.
사실 종이 상전으로부터 도망한다면 보호해 줄 책임이 있었다.
즉, 도망한다면 종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런 걸 보면 노예근성이 애굽에서부터 시작되어 그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종을 택하는 모습을 보며
종 되었던 애굽을 돌아보는 것처럼 우리의 모습도 종의 모습을 통해 느끼게 했다.
그리고 도덕에 관해서 나온 법 22장 21절에 보면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
또 23장 9절에 보면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 사정을 아느니라"
여기서 이방인들은 아마도 애굽에서 나올 때 재앙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되어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나온 애굽인이었을 것이다.
자신들도 애굽에서 학대받는 노예였데도 불구하고 똑같이 애굽 사람들에게 되돌려 주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면 이런 말이 생각났다.
매운 시집살이 한 사람은 더 매운 시어머니가 된다. 대충 이런 말이었던 것 같다.
하나님이 22,23장에서 두 번이나 말씀하신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을 따라 나온 애굽인들을 얼마나 학대했을까를 엿볼 수 있다.
애굽인이든 이스라엘인이든 다 하나님의 자녀이다.
이스라엘 백성만의 하나님이 아닌 것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고아와 과부와 같은 돌봄이 필요한 자들
그리고 이유 없이 학대와 압제를 받는 자들에게 마음이 가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덕에서 무너지면 그 안에 하나님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25장에서부터 시작하는 성막을 지을 때 각종 자재들을 나열하는 것을 보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신이 났을까라는 마음이 들었다.
예전에 목회를 할 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 교회를 청소하고 예배를 준비하는 순간이었다.
나의 대부분의 토요일 루틴은 점심을 먹고 교회에 가서 구석구석 청소하고 5섯 군데나 있는 화장실을 물청소도 하고
예배당을 청소하고 창틀에 끼어있는 먼지를 닦고 강대상에 꽃꽂이를 하고 마지막으로 부엌에 가서 주일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었다.
30명 밖에 안되는 작은 교회였지만 교회 건물이 예전에 초등학교 건물이라서 크기가 엄청났다.
여름에는 에어컨도 없고 겨울에는 히팅도 잘 안되었었지만 땀을 흘리고 추위에 떨 때 도 많았지만 그 시간이 즐거웠다.
늘 마지막 코스가 부엌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고무장갑을 벗고 앞치마를 벗고 체육관을 통과해
예배당까지 거리가 100미터 넘는 긴 복도였지만 그 발걸음은 늘 경쾌했다.
사람 때문에 힘들고 오늘 나그네처럼 압제 당하고 학대받는 대부분의 세월이었지만
혼자 텅 빈 교회를 깨끗이 정리하고 껌껌한 복도를 걸어가는 그 순간은 하나님과 동행했다.
사람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지만 매주 토요일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며 청소하던 그 시간이 나에게는 에덴 그 자체였다.
우리는 이방 땅에서 나그네로 머무는 사람들을 압제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 땅의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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