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손 재활하기

차작가 2023. 12. 4. 10:41

손목을 위아래로 움직인다.

손목을 세워서 위아래로 움직인다.

카드를 한 장씩 그림으로 분류해 놓는다.

손바닥을 위로하고 위아래로 움직인다.

재활 센터에서 한 통에 5불에 파는데 putty를 손에 쥐고 주먹을 줬다 폈다를 반복한다.

호두처럼 생긴 볼을 각 손가락으로 움직여 자극을 준다.

putty를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굴려 길게 늘어 뜨린다.

 

비로소 나는 참 복을 많이 받았다는걸 알게 되었다.

우선 주위에 좋은 이웃이 많고 돈은 없지만 복은 타고났다.

항상 위기의 순간에는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보통 뇌출혈이 생기면 병원비로 고민이 많은데 나 같은 경우는

일 년 반 동안 회사 사정으로 의료 보험을 3번이나 바꾸면서 어쨌거나 의료비를 모두 탕감 받았기 때문이다.

회사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반면에 의료비를 모두 탕감 받았으니 나쁜 일이라고 모두 나에게 나쁜 건 아니었다.

처음 회사에서 제공되는 보험에선 이미 out of pocket이 되어서 어마어마한 병원비가 나왔지만

육천 불 이상 첫날 이미 나와서 그 외에 비용은 모두 돈을 내지 않아도 됐었다.

물론 뇌출혈 8번이라는 고생은 했지만 돈 걱정은 하지 않았었다.

감사하게도 미세한 출혈이라 대미지도 크지 않았다.

심지어 원인을 몰라 찾는 과정에서 심장이 태어날 때부터 구멍이 열려있어서 심장 시술까지 받았다.

그밖에 MRI 을 수차례 .. DNA검사 혈관 조영술 뇌파검사 등등 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안 받은 검사가 없을 정도였다.

그리고 중간에 회사 사정으로 의료보험이 없을 반년 조금 넘는 시기는 medicaid 받았고

또 반년은 의료 사고 문제가 있어서 병원 측에서 모두 지원을 해 줬다.

그래서 이사 올 때는 첫 뇌출혈 시 의료비가 6천 불이 남아 있었는데 이것까지 면제를 병원 측에서 우리가 요구 하지도 않았는데 해줘서 $0상태가 되었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어마어마한 의료비까지 있었다면 아마도 힘들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그런 고통을 받고 있기에 이런 말 하는 게 죄송스럽다.

그리고 달라스로 이사 오면서 의료보험을 또 바뀌면서 또 재활을 다시 시작할 수가 있었으니 남들은 한번 제공받는 재활을

나는 3번이 넘게 이어서 할 수 있었으니 일 년 이상을 OT를 받게 되어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경우이다.

물론 아프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아프다고 불행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삶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일상을 누린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않았으니

나에게 허락된 삶을 누구보다 값지고 의미 있게 살게 해 주는 모든 과정이 된 셈이다.

보통의 경우는 OT를 한 3달 정도 받는데 그 기간 동안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특히 손 재활은 너무나 어려운 부분이라 시간이 꽤 많이 걸리는 과정이라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런 분이 있으면 포기하지 말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그래서 형편 때문에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해서 요즘하고 있는 재활을 공유하고 싶다.

혹시 가족 중에서도 손의 움직임을 힘든 분들이 있으면 매일매일 꾸준히 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고 격려해 주시면 좋겠다.

꾸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요즘은 집에서 책 보고 묵상하고 글 쓰는 거 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지만 사실 나는 이런 삶을 늘 꿈꿔왔기에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보내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잘 가는지 하루가 금방이다.

이제서야 좀 쉬는 것 같아 나는 이 시간이 즐겁다.

요즘은 드라마나 영화를 영어로 들으면서 재활을 하며 공부도 하며 알뜰하게 자투리 시간을 보내고 있다.

희한하게 한국 드라마나 한국 영화는 영어가 잘 들린다.

문화를 알아서 그런가 .... 완전히 무슨 말 하는지 번역기를 틀어놓은 것처럼은 아니지만 자주 반복해서 들으니 도움이 많이 된다.

재활할 때 그냥 하면 무료하고 간혹 나도 사람인지라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에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하고 있다.

한 템포 느리게 걷는다고 실패한 인생은 아니다.

그러니 완주를 목표로 삼아 아픈 분들은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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