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고 풍성한 잎으로 옷 입은 너는
반짝이는 햇살에 화려한 보석처럼 빛났고
때로는 치맛자락 잎으로 살랑살랑 춤도 추고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나를 낭만에 젖게도 했는데
화려함을 모두 벗은 이 겨울엔
너를 잠시 잊었단다.
너 아래 가면 항상 들려왔던 지저귀는 새소리 생각에
오랜만에 너를 바라보니
잎이 지고 가지만 남았는 줄 알았는데
지저귀는 새들의 둥지도 있고 커다란 벌집도 남아있구나
너는 거저 춤추는 나무인 줄 알았는데
남몰래 수많은 벌들과 새들의 집이 되어주고
보호자가 되어주었구나
일 년 동안 품었다가 보내는 어미였구나
남 몰래 수고한 너를 이제서야 알았다.
수고했다 어미야
수고했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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