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달이 떠 있는 걸 볼 수 없는 건
하늘을 자주 보지 않아서 일 거야
천방지축 뛰어다니지만
그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걸 모르는 건
관심이 없다기보단 외면해서 일 거야
때론 진실을 마주하기 싫은 건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주하기 싫은 피곤함 때문인지 몰라
알고 보면 달도
웅크리던 자아도
피곤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진실도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지도 모르지
마치 달은 늘 떠 있지만 볼 수 없는 건
태양빛이 너무 밝아 보이지 않거나
구름 속에 숨었거나
달의 색깔이 달라서 이거나
공전의 속도가 달라서야
그러나 중요한 건 언제나 떠 있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