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사돈으로 이어진 가족(Babe`s Chicken Dinner House)

차작가 2025. 5. 25. 07:18

5월에 사돈이 베이징에서 오신다고 해서 가족 모임을 두 주 미뤘는데, 비자 문제로 결국 못 오시게 됐다.

논문 심사만 남은 박사 과정 마무리에 국가 간 갈등이 영향을 준 것 같아 안타까웠다.

다 함께 모여 축하하길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컸다.

사돈 없이 딸과 사위, 사위 동생 커플과 가족 모임을 했는데, 처음 보는 사이치고는 편했다.

사위가 아들처럼 느껴져서 그랬나 보다.

사돈이 비행기 티켓까지 예매하셨기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생각했는데, 갑자기 못 오시게 되어

아이들만 모이는 자리다 보니 캐주얼하게 치킨은 어떻냐고 물었더니, 다들 “오, 치킨!” 하며 반겼다.

그래서 딸 생일에 함께 가보려 했던, 캐럴튼 다운타운 산책 중 우연히 발견한 맛집으로 장소를 바꿨다.

치킨 전문 레스토랑이라 캐주얼하고 편안한 농장을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어서 놀랐는데, 예약을 받지 않고 오는 순서대로 앉는 시스템이라 다들 일찍 온 것 같았다.

주말도 아닌 평일 화요일 오후 6시인데도 이렇게 붐비다니! 하고 한 번 더 놀랐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시끄러운 음악과 사람들의 소리였다. 대화를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웠다.

또 모든 테이블이 손님으로 가득 차자, 서빙하던 직원들이 홀 중앙에 일렬로 나와 춤을 추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문한 치킨이 많아 남아,

"박스 주세요"라고 하자, 직원이 손가락으로 기둥을 가리키자 모두 웃었다.

남은 치킨은 기둥에 매달려 있는 플라스틱 백에 각자 담아 가는 방식이었다.

치킨은 아이들 입맛에 딱 맞았는지 모두 만족한 눈치였다.

특히 사위가 양손에 치킨을 들고 야무지게 뜯어먹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반면 남편은 “KFC가 더 났는데!" 하며 살짝 아쉬운 표정이었다.

나는 치킨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역시 음식은 취향 차이인 것 같다.

음악도 시끄럽고 대화도 어렵다 보니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언젠가 다운타운을 산책할 때 이 순간이 떠오를 것 같아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