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봐 주신 내 안경^^오늘은 답이 있었다.
아저씨가 안경 만져주시는 동안 안경 구경 삼매경! 빨강 테도 예쁘다~
지난주부터 자주 쓰는 안경이 뭔가 불편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느낌이 들고 나사가 빠진 것처럼 흔들거렸다.
한국처럼 집 앞에만 가면 안경을 쉽게 맞추거나 손을 봐 달라고 부탁하기가 쉽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러다간 동생이 한국에서 보내준 안경 다 망칠 것 같아서 금요예배 가기 전에 잠시 안경점에 들렀다.
아직 달라스에 단골 안경점을 찾지 못해서 한국 마트 안에 있는 안경점을 오며 가며 보다가 오늘 다시 방문을 했다.
한 달 전쯤인가? 아침에 외출용 안경을 쓰는데 진짜 뚝! 하더니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 버렸었다.
한국에서 보내준 안경이다... 아... 이럴 때 딱 맞는 노래는 아마도 "아~~어쩌란 말인가 이 아픈 마음을~"일 것이다.
나는 심한 짝눈이고 눈이 나빠서 안경값이 한국에서 맞추더라도 가격대가 꽤 많이 나간다.
더군다나 그 안경은 가격이 비싸고.. 한국에서 보내준 맞춘지 얼마 되지 않은 안경이라 정말 속이 상했다.
한 번씩 한국에서 안경을 보내주면 2개에서 3개정도 넉넉히 여유롭게 보내주긴 하지만
부러진 안경은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안경이라 특별한 날 중에도 교회 갈때만 쓰는 안경이라서 정말 속상했다.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한동안 할 말을 잃었다
할 수 없이 다른 안경을 쓰고 교회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안경점에 들러서 가능하면 고칠 수 있을까.. 해서 여쭤보았더니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 답이 없스예~" 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구수한 사투리에 웃음이 멈추질 않아서 아침부터 속상한 마음이 다 사라져 버렸다.
어디서 하셨냐고 물으시길래 한국에서 한 거지만 몇 개월 안됐다고 말씀드리니
그곳에 연락을 한번 해 보라고 하셨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톡으로 사진을 찍어 보여 드렸더니 안경점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하고 공장으로 보내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수리비가 2만 원에서 4만 원 정도 들어가지만 불가능하면 다른 테로 대체해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아저씨의 조언대로 연락을 드렸더니 "답이 있으예~"가 됐다.
한국에 보내드렸더니 다른 테로 대체를 해야 된다고 말씀하셨고 동일한 제품이 없어서 비슷한 테로 최대한 맞춰주셨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오랜만에 다시 안경점을 찾게 되었다.
아주머니의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녹음을 해서 기분이 꿀꿀할 때 들어보려고 했는데
모임이 있어서 조금 전에 나가셨다고 하셔서 아쉬웠다.
오늘 아저씨에게 나의 안경을 보여 드리며 어설프게 경상도 사투리를 따라 하며"오늘은 답이 있으예~" 했더니
"오늘은 답이 있으예~"해 주셨다.
친절하게 자신의 안경점에서 맞춘 안경도 아닌데 정성스럽게 안경에 열을 내서 고정시켜 주셨다.
안경을 만지시면서 안경은 잘못 만지면 부러지는 경우가 많다며 얼마 전에 만져주시다가 부러져서 $300이나 물어주셨다고 하셨다.
그럴 경우는 속이 상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나로서는 안경이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이젠 단골 가게를 만드는 세상이 사라지고 뭐든지 온라인으로 하는 세상이 되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다.
안경점에서 친절한 사장님 부부를 만나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고향 이야기도 하고 안경도 고치면서
언젠가부터 나도 이런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이웃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맞춰도 요즘은 안경값이 싸질 않다.
안경이 부러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여러 개 맞추다 보면 돈이 더 많이 드는 것 같다.
그냥 나도 동네 안경점에 가서 안경 맞추고 고장 나면 손도 보고 그렇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다음엔 빨간색이 좀 들어가 있는 안경테가 어떨까? 크리스마스 선물로 해 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절한 안경점 아저씨 "오늘은 답이 있어서 고맙습니 데이~"
'달라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Schlotzski's에서 점심 (1) | 2023.10.28 |
---|---|
차량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1) | 2023.10.27 |
더운데 너도 고생 많았구나! (1) | 2023.10.26 |
뛰어난 병원 시스템 (0) | 2023.10.23 |
이웃과의 즐거운 시간 (2) | 2023.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