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가기 전에 잠시 들러 한국 마켓에서 목욕 중이신 까마귀를 만났다.
안경이 좀 느슨해져서 예배시간보다 조금 일찍 서둘러 나갔다.
달라스에 와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널찍한 도로이고 집집마다 펜스가 있는 풍경이고 수많은 까마귀 떼 들이었다.
집 근처 월마트 생필품을 사러 갔다가 건물 위에 줄지어 앉아 있는 까마귀와
전선과 나무 위 거리를 산책 나온 사람처럼 걸어 다니는 까마귀를 보며 신기했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까마귀가 좋아하는 환경을 찾아보니 딱! 달라스와 같이 농경지와 도시가 가까이 있는 곳이었다.
까마귀는 천적이 독수리나 매 같은 수리과인데 농경지가 많은 달라스는 숲이 많지 않으니 주차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 같다.
달라스는 85 정도만 돼도 선선해졌다고 표현을 하는데 나는 아직 이 말이 생소하다.
북동부는 85면 덥다고 하고 90이 넘으면 몇 년 만에 찾아온 더위라고 들 하기 때문이다.
북동부는 아무리 여름이라도 저녁이 되면 일층은 선선하고 2층에는 팬 정도 돌려야 되는 수준이다.
밤이 깊으면 새벽에 추울 걸 대비해 팬도 에어컨도 끄고 이불을 덮고 자야 한다.
물론 겨울은 눈이 많이 오고 춥다.
어느 지역이나 날씨와 환경이 다르니 장단점이 있다.
요즘은 지구의 온난화 문제로 어느 지역이나 모두 이상 기온 현상 많아서 앞으로는 이 기후도 어떻게 변할지 모를 일이 되었다.
우리만 더운 게 아니었다.
자연도 더워서 땅이 갈라지고 건조해서 화재가 이곳저곳에서 나기도 했다.
차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소와 말이나 사슴들이 나무그늘에 앉아 있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이 하늘에 새는 잊고 있었다.
오늘 우연히 안경 때문에 한국 마켓에 들렀다가
주차장에 어젯밤에 온 비가 웅덩이를 만들어 논 곳이 뜻밖에 선녀탕이 아니라 새탕을 만들었다.
사진을 찍으려면 아이들이 어찌 알고 날아가 버려 눈치 없는 이 새만 담을 수가 있었다.
사진을 찍기 전에는 모두 소문 듣고 왔는지 다 함께 목욕을 즐기며 뜨거운 여름을 씻어내는 것 같았다.
"더위에 너희들도 고생이 많았어요~ 미안하다 인간이 문제야!"라는 마음이었다.
얼마나 꼼꼼히 목욕을 하시는지 정말 귀여웠다.
영상으로는 앵무새들이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지만 실제로 내 눈앞에서 샤워하는 것은 처음 봤다.
역대 더위라고 뉴스에서 늘 말하지만...
우리도 좀 자연을 잘 관리하고 자녀들에게 쓰레기만 가득 채운 지구가 아니라
좋은 세상을 좀 물려주길 노력해야 하진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이렇게 덮다가는 새가 하늘을 날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나만 사랑하지 말고 자연도 사랑하는 달라스 인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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