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으름장 봄

차작가 2024. 2. 13. 11:55

지난봄,

가기 싫어하는 겨울과 성급한 여름 틈에

속상한 봄은 새해가 되자마자

한 겨울이 무색할 만큼 1월에 봄비를 내려주고

포근한 바람은 한겨울을 조롱하듯 불고

따뜻한 햇볕과 심심치 않게 간질거리는 겨우내 봄비는

자기를 잊지 말라고 한다.

3월은 내 것이니

다시는 내 것을 뺏지도 말고

나를 기억해 달라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뒤끝 있는 봄의 생떼가

꼭 나를 닮았다.

가만히 있다가

알 수 없는 타이밍에

웬 생떼를 부리는 것이

꼭 나다.

 

'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덴을 바라며  (0) 2024.02.13
하늘  (0) 2024.02.13
기다림  (0) 2024.02.13
외면하는 빛  (1) 2024.02.13
어미나무  (0) 202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