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Arboretum garden에서 스케치 여행

차작가 2024. 4. 22. 12:51

요즘 그림에 푹 빠져 있다.

따로 레슨을 받을 경제적인 여유는 없지만 마음으론 진심이다.

그림을 그리기 전 가장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우선 선택해 두 개는 아크릴과 유화로 그려봤고

또 한 장은 수채화로 그릴 계획이다.

한 사진을 수채화로 그리고 싶은 이유는 그림을 딱 두 장 밖에 그려 보지 않았지만

수채화를 연습해서 구도나 명암이나 색을 배합하는 기초를 쌓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무경험자로서는 수채화가 제일 쉽게 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그리려니

수채화도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게 전부라 막막했다.

또 아마존에서 세트로 대략 $7 하는 연필 패키지 샀는데 도착한 연필에는 B B2 B3등과 지우개 이상한 하얀색 기둥 같기도 한 연필 찰흙같이 생긴 지우개 등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도대체 용도를 몰라 유튜브에 수채화 그리기를 검색하니 어휴.. 그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연필 종류가 많다 보니 무슨 연필을 사용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작은 셀폰으로 찍은 사진을 큰 도화지로 옮겨 놓자니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진을 A4용지로 프린트해서 가로 세로 길이를 제서 모눈종이처럼 구역을 8x8로 나누고

그것을 비율대로 똑같이 나눠 큰 도화지의 비율에 맞춰 옮겨 그렸다.

그냥 그리기보단 남들에게는 복잡해 보이지만 나에게는 그리기가 훨씬 쉬웠다.

물론 전문가야 척 보면 척일 테지만 이렇게 분배를 해서 그리는 게 익숙해지면

그냥 보고도 감으로 그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있다.

첫 수채화로 그릴 사진은 옛날에 너무나 아플 때 집안에만 있었던 시기에 첫 도전의 한 장면이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 대략 일 년을 우리가 살던 타운 하우스만 돌다가 처음으로 공원으로 산책을 한 날이 있었다.

그때가 가을이었는데 남편이 내가 걸어가는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 있는데 수채화 같은 순간이라 담기에 좋고

또 나에게는 외부와의 관계를 여는 첫걸음이라 이 순간을 그려보고 싶었다.

파자마 차림...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를 하고 씻지도 않은 체 걸어가는 장면이다.

코로나로 사람들이 아무도 나오지 않을 때라 거리엔 차도 다니기 않았던 게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첫걸음이 지금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교회에도 갈 수 있게 된 것이니

첫걸음치고는 큰 성과를 이루게 된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 첫걸음을 다 그리면 다른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오늘 Arboretum garden에 즉흥적으로 가서 사진을 담아 보았다.

위 사진은 앞으로 그리고 싶은 풍경이다.

나는 Arboretum garden이 참 좋다.

우선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자유롭다.

그리고 달라스처럼 꽃이 귀한 도시가 없는데 꽃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오늘은 사진으로 남겨진 첫 걸음속 나뭇잎을 찾아볼 참이었는데 그 나뭇잎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북부에만 주로 있는 나무인가 보다.

그러나 그 나뭇잎 비슷한 걸 발견하고 나뭇잎만 찍어 왔다.

그리고 다양한 나뭇잎도 앞으로 그림 그릴 때 참고가 될 것 같아서 나뭇잎을 따로 많이 찍어 왔다.

재활을 한다고 생각하면 우울하지만 그림을 그리며 재활을 하니 행복하다.

두 손이 다 건강해도 그리지 않으면 남길 수가 없는데 도전을 하니 남길게 많아진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는 엄마의 도전을 통해 앞으로 어려운 일을 당하면 포기하지 말고 인내를 가지고 노력하는 걸 남기고

절망하는 분들이나 나와 같은 병을 가진 분들에겐 희망을 전하고 싶다.

생각보다 물감의 농도 맞추기도 수정하기도 어려우니 손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어렵지만 이것도 감사하다.

하다 보면 손도 익숙해 질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사진을 찍으며 이미 작가가 되어 있었다.

"칭찬해! 대단해!! 토닥토닥!" 나는 이렇게 용기를 낸다 자연을 만드신 분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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