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인생 2 막을 시작하는 딸에게 주는 엄마의 선물

차작가 2024. 6. 17. 13:42

딸이 인생 2 막을 막 시작을 했다.

돈이 없어서 해 주고 싶은 건 열 트럭이지만 가장 필요하고 기념이 되는 것 딱 두 개만 사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보통 한국 엄마는 딸에게 그릇 세트나 이불세트를 해 주는 게 문화이기 하지만

꼭 이게 아니더라도 뭐든지 원하는 걸 해 주고 싶다고 했더니

딸도 이불도 좋고 그릇도 좋지만 그릇은 많이 있으니 전통 찻잔 세트가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딸과 함께 의미 있는 쇼핑을 하러 갔다.

혼자 열심히 검색해 보더니 집 근처에 있는 pottery barn에 가고 싶다고 해서 오늘 함께 갔다.

야무지게 미리 검색한 제품을 꼼꼼히 확인하더니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내가 보기에도 달라스는 여름이 길어서 하늘색이 좋아 보였다.

두 세트를 사려고 했는데 헐~ $250이나 해서 그냥 하나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세일하는 품목 중 볼과 접시와 컵의 칼라를 잘 매치해서 고르는 걸 보니 감각도 있고

물건을 제법 살줄 아는 걸 보니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찻잔세트는 pottery barn에 없어서 나중에 따로 한 번 더 가기로 했다.

엄마로서 이렇게 해 줄 수 있다는 게 즐겁고 무엇보다 이렇게 컸구나.. 하는 생각에 뭉클했다.

아직 엄마의 마음을 알 턱이 없겠지만

나중에 내 나이가 되면 지금의 엄마의 심정을 알게 될 날이 있겠지 하며 중간중간 날선 딸이 야속하기도 했지만 잘 넘겼다.

이렇게 나도 인생 마지막 장을 딸 덕분에 시작하게 되나 보다.

휴.. 멀고도 험했다. 여기 가지 오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