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건물주와의 점심

차작가 2023. 12. 5. 12:10
 
 

 

이상하게 나는 항상 앉는 자리에 앉게 된다.

나는 주변을 잘 살피지 않아서 몰랐었는데

우연히 알게 된 건물주 집사님이(내가 붙인 별명임) 항상 내 뒤에 앉으셨나 보다.

남편은 항상 주차를 하고 조금 늦게 자리에 앉기 때문에 건물주님과 인사를 하면 항상 내 뒤에 앉아계셨었다.

그렇게 앞뒤로 앉는 인연으로 건물주님이 밥을 사시겠다고 해서 지난 금요일에 함께 식사를 하고 커피도 마시고

건물주님이 짓고 계신다는 건물도 구경시켜주셨다.

태어나고 처음으로 공사현장을 보게 돼 신기했다.

건물에 난 흥미가 없었지만 지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어디에서 온 자재들인지 설명해 주셨는데

인상 깊은 것은 건물이 문화를 창출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화 창출"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보니 흥미로왔다.

건물주님이 앞으로 건물을 어떻게 세워지고 주차공간을 어떻게 꾸미고

진입로에서 올라가는 길에 은행나무를 심어 한국의 덕수궁 돌담길을 생각나게 하실 거라는 말을 들으며

한국의 정서를 입구부터 보여주길 원하시는 마음이 느껴졌다.

그분이 바라는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다.

이분과의 만남은 남편이 딸이 일 년 반전에 졸업식을 하게 되어 텍사스에 왔을 때 진짜 우연히 함께 밥을 먹은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잊고 살다가 달라스로 이사를 오고 교회에서 또 우연히 만났는데 다시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ㅎㅎ내가 만난 사람 중에 아마도 제일 부자신 것 같다.

부자는 무엇을 먹을까? ㅎㅎ 자주 가신다는 식당에서 밥을 사 주셨는데 내가 좋아하는 순두부였다.

나는 부자는 아니지만 건물주님과 좋아하는 음식은 같다.

그럼~~부자가 되려나~~

사람이 많고 분비는 걸로 보아 맛집은 맞는 것 같다.

나는 고춧가루를 하나도 넣지 않은 맑은 순두부를 시켰고 남편과 건물 주 부부 님은 얼큰해 보이는 걸 시키셨다.

참고로 나는 입이 엄청~~까다롭다^^

맛은 평범했다.

반찬은 나는 원래 먹지 않아서 모르나 남편이 오이랑 콩나물무침과 김치를 더 달라고 한걸로 보아 좋았나 보다.

버섯 돌솥밥과 임연수 구이를 시켰는데 임연수 구이는 정갈하고 깨끗한 게 합격!

버섯 돌솥밥과 맑은 해물 순두부는 이상하다 단맛이 났다.

이상하다.. 돌솥밥이나 순두부에 설탕을 넣을 일은 없을 텐데.. 이것 mystery이다.

나만 느끼나 해서 남편에게 물어보니 자기도 좀 달았다고 했으니 내가 예민한 건 아니라는 점!!

식재료를 올게닉을 사용한다니 이건 너무 감사하다^^

계절에 따라 굴 돌솥밥이 나오기도 하고 은행 같은 걸 넣은 돌솥밥이 나오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건물주님이 칭찬하셨다.

참고로 순두부찌개 식당의 건물주는 아니에요~

세상 천천히 먹는 나의 밥 먹는 속도에 맞춰주신 게 감사해서 "제가 커피는 사겠습니다!" 하고 장소를 옮겼다.

사실 나는 커피를 심장수술 이후 못 마신다는 점!

그래서 달 사람 닷컴에 여러 커피점을 올리는 리뷰를 보면 살짝 속상합니다~

나는 커피도 탄산음료도 초콜릿도 못 먹습니다~~~

달달한 케이크와 커피는 사 드리고 싶었는데 조무래기인 줄 아시고 모두 쏘셨다^^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밤 빵이랑 꽈 베기를 먹어서 행복했다.

커피 드시면서 달라스 19년 사시며 느낀 점도 말씀해 주시고 우리 부부의 상담 비슷한 것도 해 주시고

아직 경험이 없는 우리 부부에게 세세한 정보도 많이 공유해 주셔서 감사했다.

무엇보다 밥 사주는 건물주가 항상 내 뒤에 앉아 계시니 ㅎㅎ 은근 든든하다^^

생각해 보니 성함을 아직 모른다^^ 이번 주엔 뒤돌아보고 성함을 여쭤봐야겠다. ^^

아마도 성함을 여쭈면 황당해 하실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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