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생각난 김에..

차작가 2023. 12. 8. 14:18

딸이 불던 플루트 ㅎㅎ 중고차 팔아서 샀답니다~

상태가 엉망이지만 ... 딸이 2학년 때부터 불던 연습용 플루트

역시 비싼 거라 닦아보니 괜찮네요.

이건 아무래도 전문 업체에 맡겨야 될 듯 ^^

최근에 공연 보러 자주 가다 보니 아이들이 한참 악기배우고 공연하러 다닐 때가 생각이 많이 난다.

옛날 사진도 찾아보고 영상도 보고 하다가 문득 악기는 잘 있나 궁금해서 오늘 박스를 열고 열어보니 엉망이었다.

연습용 야마하 풀루트는 딸이 7살 때부터 사용하던 연습용 풀룻이고 다른 하나는 고가의 은으로 만들어진 쥬피트 풀룻이다.

그 당시 선생님이 러시아 분이셨는데 쥬피트를 권유하셔서 그 당시 내가 타고 다니던 오래된 차를 팔아서 산 풀룻이라

너무 우리에겐 소중한 풀룻이다.

쥬피트는 아직도 닦아보니 괜찮은데 야마하 연습용 풀룻은 오랫동안 열어보지 없어서 얼룩이 지고 조립해 보려니 뻑뻑해서 돌아 가질 않는다.

딸이 풀릇을 너무 잘해서 살던 카운티 대표로 나가기도 했었는데.. 다 옛날이다.

내가 너무 좋아하니 연습이 필요하긴 하지만 가끔 연주해 주겠다곤 했는데 기대해 봐야겠다.

피아노는 없어서 장난감 비슷한 키보드로 연습하다가 건반이 없는 것은 공중에서 치는 걸 보고 너무 재밌어서

영상을 찍어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보여줬더니...

나는 재밌어서 보여준 걸 동생은 가슴이 아파서 피아노 사라고 돈을 보내 줬었다.

그런데 마침 방학 때라 과외 하던 학생들이 학원에서 SAT 수업을 듣는 바람에 방학 동안 아파트 렌트비가 필요해서

렌트비를 내고 피아노 비슷한 전자 피아노를 사서 사용했었다.

나중에 동생이 미국에 와서 틀키긴 했지만 생각해 보니 이젠 짐만 되는 피아노 잘 안 싼 것 같다.

아들은 바이올린을 너무 좋아해서 3학년 때 하고 싶어 했는데 그 당시 남편이 신학생이라 돈이 없어서 못해줬었다.

나는 미국 학교를 몰라서 학교에 따로 레슨비를 내야 하는 줄 알았었다.

학교 오케스트라 선생님이 한번 만나자고 하셔서 만났더니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항상 연습할 때 구경을 한다고 도움을 주고 싶다며

뮤직스쿨에서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추천서를 써 주셔서 아들은 3학년 때부터 하이 스쿨 졸업할 때까지

정말 좋아하는 바이올린을 원 없이 배울 수 있었고 또 몇 년 지나자 오디션을 봐서 스페셜 선생님께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바이올린 음색이 안 좋다며 한 기부자가 좋은 악기를 기증해 주셔서 졸업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물론 대학 가기 전에 다른 학생에게 다시 기부를 하고 왔다.

그래서 아들은 지금도 바이올린을 켜고 싶어 하지만 바이올린이 없다.

나중에 형편이 되면 꼭 선물을 하고 싶다.

아들의 음악 사랑 때문에 그 당시 5살이던 딸도 악기를 배울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풀룻을 대학 가기 전까지 배울수 있는 축복을 주셨다.

돌아보니 항상 대책 없이 살던 과정에 주위에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하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

대책 없는 삶 같지만 ... 왜 고민이 없었을까.. 왜 마음 졸이는 날이 없었을까...

그러나 고민해서 해결되는 상황이 아니어서 오히려 대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딸이 2학년 때 한국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담임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 아이들은 방학 때 집에만 있었을 것이다.

그 선생님의 추천으로 단돈 $5에 일주일에 $700인 여름 캠프.... 방학 동안 주어지는 아카데미.... 수영 등도 배울 수 있었다.

꼭 필요한 걸 항상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게 하셨다.

의료 보험이 없었는데.. 한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모든 의료를 공짜로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고...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항상 값없이 받은 은혜를 잊지 않고 살고 있다.

나는 지금도 많은 분들의 사랑과 격려로 살고 있으니... 참 더없이 복된 삶이다.

이렇게 한자 한자 적다 보니 조금 힘들다고 불평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지금도 조금씩 나누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풀룻을 보니 고생하며 지냈던 지난 세월에 대한 눈물이 아니라 베풀어주신 사랑이 생각이 나 눈물이 난다.

부디 아이들도 자신이 받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살길.. 항상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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