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29살로 돌아간 느낌이다.
나는 뭐든 얼떨결에 좋아하는 걸 찾게 되는 캐릭터인가 보다.
재활 삼아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다가
또 이렇게 보고 싶은 나의 베스트 프렌드와 함께 찍은 사진도 그려봤다.
인물화는 생각만으로도 어려웠는데 과감하게 도전해 보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29살 첫애를 낳고 백일만에 여름 수양회에 참석해서 같이 찍은 사진인데
오랜만에 외출이라 얼마나 설레고 좋았던지 모른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 만이었던지.. 날씨는 또 얼마나 좋았던지..
새벽예배드리고 해가 뜨는 걸 보고 찍은 사진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예쁜데 ^^ 그림을 잘 못 그려서 친구 얼굴이 너무 나이 들어 보인다.
첫 인물화에서 가장 그리기 어려웠던 건 얼굴과 손이었다.
피부 톤을 만드는 게 정말 어려웠다.
혼자 유튜브도 참고하며 칠했는 도대체 실제로 해 보니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고
무엇보다 오른손이 아직 부자연스럽게 움직이고 힘이 잘 빠져서 붓을 들 때 손이 자꾸 흔들거려
특히 눈에 색칠을 할 때는 정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친구의 포즈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진도 흐리고 검은색 바지를 입은 데다가 그늘이 져서 잘 보이질 않았다.
친구가 장애가 있어서 이런 포즈로 앉아 찍는다는 게 무척 힘들었다는 걸 내가 직접 해 보니 이해할 수 있었다.
풍경을 좋아해서 주로 풍경화를 그리는데 인물화는 공감이라는 매력이 있었다.
그림을 그리며 친구의 동작도 따라 해 보고 다시 기억을 소환해 그림을 그리며 눈물을 흘렸다.
친구의 아픔을 잘 몰랐던 건 아닌지.. 너무 가볍게 생각한 건 아니었던지..
살면서 누군가의 얼굴을 이렇게 유심히 자세히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쪼그리고 앉아서 찍는 거보다 바닥에 그냥 다리를 펴고 앉아 찍자고 하고 싶다.
인물화를 왜 그리는지 몰랐었는데 아마도 나처럼 사람에 대한 공감을 하고 싶은 마음에 그리게 되나 보다.
이렇게 시작했으니 다음 작품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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