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내가 글을 쓴다는 건

차작가 2023. 10. 21. 12:14

오른쪽 편마비가 왔었는데 1년이 지나니 남편의 도움 없이 글도 쓸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뇌가 부어 있을 때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서 피로감이 빨리 오고 앉아 있는 것도 무척 힘이 들었었다.

하루 종일 누워 있는 것도 힘들어서 책을 읽어 보려고 했었는데 글을 읽을 때 눈이 잘 안 보이고 vision chang가 수시로 일어나서

책 보기도 힘이 들었었다.

그런데 들 수 없었던 팔도 올릴 수 있게 되었고 팔꿈치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팔목도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손가락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 상태는 제법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기도와 꾸준한 재활을 통해 조금씩 변화가 있긴하다.

현제는 주먹을 쥐고 펼 수는 있으나 완전하지는 않다.

그리고 손가락이 개별로 움직여야 되는데 하나하나 따로 움직이는 건 아직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힘이 잘 안 들어간다. 그렇지만 여전히 재활을 하며 희망을 가져본다.

"내가 포기하는 않는 한 희망이 있다! 포기하는 순간 난 손을 못 쓰는 사람이 된다"라며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다.

몸의 컨디션도 조금씩 회복이 되었고 앉을 수 있게 되자 왼손으로 화장하는 법 왼손으로 머리 감기

왼손으로 헤어 드라이 하기를 한 달 동안 연습을 해서 교회에 간 기억이 난다.

작년 10월이었다 교인들도 울고 나도 울고... 지금도 내가 교회 안으로 들어서자 강대상에 서 계시던 목사님이 우시던 모습이 생생하다...

젓가락을 못 사용하는 나를 위해 가벼운 포크를 여유롭게 3개 가져온 친구 집사님..

매운 걸 원래 좋아하진 않았지만 이상하게 뇌출혈 후 더 맵고 짠맛에 예민해져 있는 나를 위해 김치를 씻어 따로 내 밥상을 차려주신 언니..

참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았던 순간이었다.

그분들이 나를 치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랬던 내가 이젠 남편의 도움 없이 글도 이렇게 혼자 쓸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회복이 되고 안되고 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출혈이 없었으면 하는 것과 지금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일상이 기적임을 알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주어진 나의 인생을 나를 빛내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라 남을 빛나게 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힘들었던 지난날들에게 감사하다.

이 감사하는 마음을 늘 글로 담아내고 싶어 오늘도 볼펜을 두드리며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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