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주름

차작가 2023. 12. 3. 14:01

곱고 예쁘던 얼굴에

가시밭길 세월의 흔적을 새겨놓다.

요리조리 보다 멀리서도 보고

웃었다 찡그려도 보고 볼 풍선도 만들어 봐도

펴지지 않는 세월을 맞은 내 얼굴

손가락을 눈꼬리에 대고 올려도 보고

입 꼬리에 대고 당겨보아도

선명히 남아있는 원하지 않았던 그림

남들처럼 보톡스 한방 맞아보면

나으려나 싶다가도

그렇다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이 흔적을 사랑해 보려 한다.

그래 앞으로 예쁘게 늙자!

되도록이면 웃지 말자!

하니 푼수같이 웃음이 난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웃고 울고

마음은 중년이 아닌가 보다.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뭔 주책이람

웃음만 헤픈 아줌마

기쁨도 슬픔도 억울한 세월도 묻어나는

나의 주름을 사랑하며 살아보자.

감출 것도 없는 주름마저 예쁜 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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