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딸의 바쁜 연말

차작가 2024. 1. 3. 11:38

새해 용돈 넣어줄 카드도 초롱이와 함께 만들고~

엄마 아빠 희어진 머리도 염색 시켜주고~

우리가 먼저 이사를 오고 딸은 연말부터 짐을 조금씩 나르다가 지난 토요일 완전히 이사를 와서 함께 살게 되었다.

책을 읽으려면 뭐하나 들고 들어오고 밥 다 먹었는데 밥도 다시 차려줘야 하고 글 쓰려고 묵상 중인데 와서 한참을 떠들다가 가고

이상하게 내가 이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더 피곤한지 모르겠다.

오늘은 남편도 미팅이 있어서 나가고 딸도 출근하고 나니 하~ 조용해서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으며

글도 쓰고 생각도 하고 그동안 이사한다고 중단했던 소설도 어떻게 전개할까.. 열어보고 시도 3개나 썼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인데 이상하게 사람이 없는 게 편안하니 뭔 성격이 이런지 모르겠다.

딸 이사하는 동안은 묵상 글만 전념하고 2024년 계획 중 6월까지의 계획은 하나하나 적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ㅎㅎ 나이가 드니 실천 못할 계획 보다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하게 된다.

또 지인과 두 달에 한 번씩은 꽃꽂이를 함께하며 보내고 싶었는데 무엇을 할 것인지 대략 커리큘럼도 짜 놓고

이렇게 보내다 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갔다.

딸은 다 커고 나니 손님 같다.

있으면 불편하고 안 보이면 보고 싶고 ㅎㅎ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혹시 시간 되면 엄마 아빠 염색을 좀 해 주고

내가 손이 불편하니 카드에 초롱이 발 도장을 찍어서 카드를 만들어 주면 우리 부부가 새해 글을 쓰고 초롱이도 참여하니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물었더니 흔쾌히 해 주었다.

딸 입에서 "예!" 하는 말 참 듣기 힘든데 어쩐 일로 함께해 주시는지 성은이 망극하다.^^

나는 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재밌게 하는데 손이 움직이긴 하나 힘이 들어오지 않으니 펜을 잡아 글을 쓰는 것도

특히 외출할 때 헤어 드라이하는 게 가장 힘들다.

양손잡이라 화장 같은 경우는 왼손으로도 잘하는데 이상하게 무거운 걸 드는 건 잘 못하고 있다.

그래서 늘 외출할 때 머리가 엉망인 상태로 나가게 돼서 속상하다.

염색은 양손을 다 써야 하기에 세심한 손길이 필요한데 딸이 잘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뇌출혈이 있기 전에는 머리도 내가 잘랐는데 요즘은 꿈도 못 꾸는 일이다.

하루빨리 회복이 되어서 머리 드라이를 잘 했으면 좋겠다.

올해 소망은 드라이어를 오른손으로 잡고 하고 고데기로 머리 손질도 제대로 해서 외출했으면 좋겠다.

아침부터 엄마 아빠 염색해 주고 초롱이 산책도 시키고 카드에 초롱이 발바닥에 물감을 칠해 찍어주고 야단법석이었지만

덕분에 온 가족이 참여한 카드를 만들 수 있어서 행복하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

손이 잘 움직일 때는 몰랐던 세계를 경험하고 살지만 그 가운데도 즐거움이 있고

무엇보다도 타인을 공감해 줄 수 있는 삶을 살게 하시니 감사드린다.

 

 

'달라스 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  (1) 2024.01.08
$5로 희망을 사다  (1) 2024.01.05
입맛은 제각각  (2) 2024.01.02
조촐한 크리스마스 디너  (2) 2023.12.27
Legacy Photo spot 소개해 드려요~  (1) 202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