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생활

$5로 희망을 사다

차작가 2024. 1. 5. 13:18

요즘 사용하는 재활 도구

나의 재활 스케줄

처음 재활 할 때 대부분은 눈에 보이게 효과가 나타난다.

그다지 열심히 하지 않아도 조금씩 나아지기도 하고 훌쩍 좋아지기도 한다.

그때는 뇌에 피가 여전히 스며들지 않아 어지럽고 밥을 잘 먹지도 못하고 하루 종일 잠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자고 일어나면 손가락이 움직이고 어깨가 움직이고 그랬었다.

만약 그 시간 그런 회복이 없었다면 대부분 절망하게 되는데 그것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러다가 6개월이 지나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더 이상 아무런 변화가 없는 정체기가 온다.

그때 대부분 의료보험 적용 기간도 끝나는 시점이 되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포기하고 만다.

집에서 나름 재활을 한다고 하지만 대부분 뇌출혈 환자는 우울증도 같이 오기 때문에 의지력도 사라지고 포기하기 쉽다.

나 같은 경우는 외관상 변화가 없어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기에 그나마 럭키한 케이스라 좀 나은 경우지만

나도 하루아침에 움직이던 손이 움직이지 않아 숟가락도 못 드니 우울증 찾아와서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을 단단히 먹고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하루도 운동과 재활을 쉰 적이 없었다.

비록 변화가 보이지 않아 아침마다 손에 시동을 걸기 위해 이를 악물고 대략 1시간을 누워서 사투를 하긴 했지만

반드시 모든 손을 펴기도 하고 주먹을 쥐기도 해야만 침대에서 일어났었다.

이것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시동을 거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나도 사람인데 아침마다 손이 움직여졌으면.. 하는 꿈을 꾸지 않았을까...

힘없이 떨어지는 손을 보며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마음을 잡으려고 기도하며 울 때도 많았었다.

그러나 나는 항상 이렇게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난 단돈 $5에 희망을 살 수 있으니 행운이야!"라고..

달라스로 이사 와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게 재활이다.

아무리 빨리 신청해도 패밀리 닥터를 먼저 만나서 스케줄을 잡아야 하기에 9월에서야 다시 OT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조금의 변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다지 큰 변화는 없다.

그러나 나는 일주일에 2번 OT를 하러 간다.

항상 "특이한 사항이나 변화가 없습니까? " 하고 묻지만 나는 언제나 "네"이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5에 희망을 사러 왔으니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재활사에게 "나는 희망을 사는데 $5밖에 들지 않으니 행운이야"라고 이야기했더니 미소를 짓는다.

올해 다시 renew 해서 얼마 동안 더 재활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나는 공짜로 희망을 매일 살 생각이다.

그러니 나의 이 의지가 여러분에게 희망을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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