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아빠 생일이라 Crawfish, Snow crab 실컷 먹게 해 주겠다고 음식점에 데려갔다.
그러고 보니 이사 오고 난 뒤 Crawfish, Snow crab를 처음으로 먹어 보는 날이다.
필라에는 중국 뷔페가 많이 있어서 저녁시간이 되면 지금은 얼마 하는지 모르지만 성인 $25만 내면
한없이 먹을 수 있는 게 Crawfish, Snow crab였다.
가끔 생각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Crawfish, Snow crab였는데
달라스에는 가격이 꽤 나가 한 번도 가 보질 못했었다.
딸이 우리 가족 모두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고 우리가 먹고 싶어 할 것 같아 자기 차에 우리를 태우고
진짜 어른처럼 운전하며 3번이나 가본 곳인데 우리가 좋아했으면 좋겠다며 모시고 가 주셨다.
입구에서부터 인테리어가 정말 훌륭했다.
주인장은 낚시를 정말 좋아하는 분 같아 보였다.
사람들도 많아서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테이블에 앉을 때부터였다.
종업원이 일회용 테이블보를 일단 깔더니 앞치마 장갑 컵 스푼 버터 등 소스까지 모두 일회용품으로 사용해서 당황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음식도 일회용 봉지에 담겨 왔다.
이곳엔 일회용이 아닌 게 없을 정도였다.
이것이 트렌드인지 뭔지 모르지만 나는 마음이 불편했다.
Crawfish, Snow crab를 오랫동안 먹으려면 자연도 건강해야 될 텐데 말이다.
낚시만 좋아할 게 아니라 바다를 강을 좋아하는 마음도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테이블보 와 장갑 정도는 일회용을 사용하는 건 이해가 된다.
왜냐하면 음식 특성상 바닥에 흘릴 일이 많기 때문이고 기름진 음식이 테이블에 묻으면 닦기도 번거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Crawfish, Snow crab 같은 경우는 식으면 비릿한 맛이 나고 따뜻하게 그릇에 담겨 있어야 좋은데 좀 아쉬웠다.
인테리어 감각이 뛰어나신데 환경도 생각하고 Crawfish, Snow crab를 담기 좋은 식기를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기다란 배 모양 식기에 주문한 Crawfish, Snow crab가 담겨 있어 마주 보고 먹는 걸 상상하면
바다 위 배 안에서 먹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라든지...
그리고 칭찬할 것은 Crawfish, Snow crab 항상 손을 씻을 때 화장실 문 여는 게 문제인데
코너에 손만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마치 수술실 들어가기 전 손을 씻는 의사처럼 그런 모양을 하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수프를 마지막에 시켰는데 일회용 컵에 나와서 요건 생각도 못 했기에 정말 당황했다.
나는 편의점에서 먹듯 수프는 먹고 싶진 않았다.
좀 배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회용 컵에 일회용 숟가락을 사용해 먹기에는 값도 비쌌다.
딸이 열심히 번 돈으로 아빠를 생각해서 사는데 아무 말 하지 않고 먹었지만 .. 마음이 불편했다.
마지막에 종업원이 테이블 위에 있는 모든 걸 보자기 감싸듯 싸서 버리러 들고나가는 걸 보면서
$150을 내고 쓰레기만 만들고 나왔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모든 곳이 이런지 이곳만 이런지 알 수 없으나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이 땅에 남길 건 없더라도 쓰레기는 최대한 조금 남기려 애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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