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은 관계로 만화처럼 그려봤습니다.
조카가 몇 주 전부터 "이모 뭐 먹고 싶어요?" 하고 물어서 "스시 먹고 빙수 먹고 싶다" 했더니
자기가 사 줄 것도 아니면서 침 맞자마자 "엄마! 이모 스시 먹고 빙수 먹고 싶데 먹으러 가자"해서
얼떨결에 동생은 카드를 긁고 나는 조카 덕분에 풀코스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렇게 나는 난생처음 회전 초밥집이라는 곳에 가 보게 됐다.
예정에 없던 스케줄이었지만 동생 가족과 함께 먹으러 간 곳 중에선
제일 기억에 남아서 집에 오자마자 만화처럼 그림을 그려봤다.
드라마에서 가끔 보던 회전 초밥집이라 우선 신기했고
또 조카가 이모를 생각해 주는 게 고마워 기억에 가장 남는 날이었던 것 같다.
늦은 점심이라 사람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KURA"는 시끌벅적했다.
동생 말로는 " KURA"는 캐롤튼 또 플레이노 그리고 프리스코에도 있다고 했다.
나는 난생처음 보는 광경이라서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곳에는 초밥 접시가 돌아가는 소리, 물을 가져다주는 로봇 소리, 조카가 주문하며 클릭하는 소리,
다 먹은 빈 접시를 지정한 곳에 넣을 때 자동으로 돌아가며 달가닥 거리는 소리,
이 와중에서 동생과 조카들이 진심으로 먹는 모습을 보니 얘네들은 전쟁통에도 굶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나는 혼이 나간 사람처럼 뭘 먹는지도 몇 개나 먹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초밥은 새우초밥과 조카가 마지막으로 먹었던 아주 예쁜 초밥과 우동이이다.
나는 새우초밥은 달라스에서 먹은 새우 초밥 중에선 이곳이 가장 도톰하고 촉촉해서 맛있었다.
정신이 없어서 사진 한 장을 못 찍었지만 특히 새우초밥을 좋아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집 괜찮다.
설마 그날만 그렇게 맛있던 건 아닌지 모르지만 어느 집을 가나 새우는 항상 얇고 건조하게 만들어져 나와서
맛있게 먹어본 기억이 없는데 제대로 만들어져 나와서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날 참 행복했다.
조카 둘이서 웃으며 먹는 것도 예쁘고 딸 시집가고 아들 장가가고 오랜만에 아이 둘이 먹는 모습을 보니 사랑스러웠다.
또 스시 다 먹고 바로 옆에 있는 카페에 빙수 먹으러 가서 무슨 빙수 먹을지
둘이서"가위바위보!"로 정하는 모습도 귀여웠다.
이럴 때가 제일 예쁜 것 같다.
여러분도 전쟁터에서 전투적으로 먹는 추억을 만들고 싶다거나
재미있게 로봇이 가져다주는 물을 마시고 싶다면 " KURA"한번 가보시면 어떨까 해서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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