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점박이가 생겨 자세히 보니
아무래도 병이 든 것 같아 밑동만 남기고 잘라냈다.
이사 온 기념으로 구입한 몬스테라라 속상하지만 할 수 없었다.
몬스테라는 잎이 풍성하고 예뻐 마치 날아가는 나비 같다.
물을 많이 준 날은 잎끝에 물을 동그랗게 내놓고
그 옆에 앉아서 나도 물 한 잔 너도 물 한 잔
세잎이나 잘라내고 나니 화분에 춤추던 나비가 사라져 허전하다.
그런데 어느 날 돌돌 말은 애벌레 두 마리를 살며시 드러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껍질을 열고 잘 나오나 관찰하는 게 내 일상이 되었다.
밑동만 남아 가망이 없어 보였는데 새잎을 내어 주었다.
어느새 활짝 잎을 열어 나비 두 마리가 춤을 춘다.
아마도 아침마다 나와 함께 물을 마시고 심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