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결한 나그네는 외로운 여행길에 길을 잃고
우연히 하룻밤 묵을 집에 짐을 풀었다.
막상 하룻밤 묵고 떠나려니
소망이 없는 사람들이 가여워 빛을 나누기로 한다.
일주일이 가고 한 달이 가고 일 년이 가고 몇 년이 흘러
다 내어줘도 피우지 못한 소망이 절망이 되고
자신의 살이 갉아먹히고
나그네의 가슴도 갉아먹히고
그를 은 입고 있던 나그네의 외투를 태워 길가에 버렸다.
버려진 나그네는....
그때 그의 길을 갔어야만 했었다고...
후회도 해 보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인생인 것 같아 슬피 운다.
이웃이 아니라 도적이었던 것을...
막상 떠나려니 외투도 가방도 빼앗겨 버리고 상처만 남아 용기가 없다.
그들은 그 집의 주인을 죽이고
자신이 주인이 되어
지나가던 나그네를 붙잡아 외투를 빼앗고
소망을 빼앗아 절망의 밥을 짓고
모든 걸 빼앗았을 때 버리는 도적들이었다.
나그네는 슬 피우다 지저귀는 예쁜 새들의 노래를 듣고
노래에 마음이 씻기고 귀가 열리고 눈물이 흐른다.
아비 잃은 작은 새들이 온몸으로 하나님을 높이고
나그네는 그 소리에 그래 잘 버려졌다...
버려짐이 은혜임을 자유임을 깨닫는다.
차라리 아비 잃은 새들의 어미가 아비가 되어 사는 게
도적들과 사는 것보다 축복인 것을....
버려짐이 축복임을.... 여기가 천국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외투 없이 나왔지만 새소리가 외투가 되고
나그네는 그 새들을 품어 가족이 되니 여기가 천국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