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아빠가 일어날 때같이 일어나서 아침 기도 시간을 초롱이 없이 하고
저녁에는 초롱이를 내가 먼저 안고 2층으로 올라가서 저녁 기도 시간을 초롱이와 같이 침대에서 하게 되는 게
하루를 열고 닫는 중요한 나의 일과이다.
항상 99.9% 똑같은 일상이라 초롱이도 굉장히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가끔 이 중요하고도 엄숙한 이 시간을 초롱이 때문에 웃을 때가 있다.
우선 2층에 올라올 때 아빠가 배변 판을 2층에 옮겨 놓고 나는 뒤따라 초롱이를 안고 올라오는데
항상 초롱이는 아빠가 배변 판을 내려놓는 걸 보고
아빠가 1층으로 내려가는 걸 계단에서 가만히 쳐다본다.
그리고 아빠가 사라지면 내가 화장실에서 마무리를 하는 걸 지켜보고 배변 판에 가서 잠자기 전 쉬를 한다.
그러면 나는 초롱이를 안고 침대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초롱이는 이렇게 배게 옆에 서서 내가 기도할 준비를 하는 걸 바라본다.
내가 자리를 잡고 엎드리면 초롱이는 배게 위에 가만히 앉아서 기도가 끝나길 기다린다.
기도가 다 끝나면 초롱이는 발로 나를 탁탁! 치면서 이불을 들어 달라고 한다.
이불을 들어 주면 이불 속으로 들어와서 내가 누우면 내 팔 속으로 들어와서 겨드랑이 속에 머리를 묻고 잠이 든다.
이렇게 패턴이 정해져서 항상 똑같은 일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어쩔~~땐 초롱이가 중간에 흐름을 깨트릴 때가 있다.
바로! 기도가 길어지면 옆에서 기다리다가~~~기다리다가~~ 너무 오래 한다... 싶을 때!
그땐 중간에 기도하느라 엎드려 있는 나의 어깨를 발로 톡톡 건드린다.
"기도 그만해라~많이 했다 아니가~"라는 표현이다.
이럴 때 웃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간에 이불을 열어 다리 사이에 초롱일 넣고 앉은 체 기도를 마무리하게 된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며 느낀 건 주인이 불규칙적인 사람을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주인이 규칙적이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을 신뢰하고 편안해 한다는 점이다.
기도를 계속할 수 있게 기도 중이라 누워 줄 수 없다는 걸 알고
다리쯤으로 합의해서 저도 자고 나는 기도를 계속하게 해 주는 센스~ 정말 동물은 인간의 좋은 점만 있는 존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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