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낮에 뜨는 달

차작가 2024. 2. 22. 12:08

낮에 달이 떠 있는 걸 볼 수 없는 건

하늘을 자주 보지 않아서 일 거야

천방지축 뛰어다니지만

그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걸 모르는 건

관심이 없다기보단 외면해서 일 거야

때론 진실을 마주하기 싫은 건

보지 못해서가 아니라

마주하기 싫은 피곤함 때문인지 몰라

알고 보면 달도

웅크리던 자아도

피곤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진실도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지도 모르지

마치 달은 늘 떠 있지만 볼 수 없는 건

태양빛이 너무 밝아 보이지 않거나

구름 속에 숨었거나

달의 색깔이 달라서 이거나

공전의 속도가 달라서야

그러나 중요한 건 언제나 떠 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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