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벨론 포로기 이후에 쓰였다고 추정되는 역대 기서는 민족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쓰였다.
오늘 각지파의 족보에 쓰인 이름 하나하나가 가지는 의미는 그래서 아주 큰 것이다.
오늘 묵상한 말씀 중에 내 이름은 없지만 나도 정체성 회복이 필요한 시점이라 나에게도 많은 말씀을 하는 것만 같았다.
특히 4장 유다의 자손을 읽으며 유다의 아들들은 베레스와 헤스론과 갈미와 홀과 소발이라
그리고 소발의 아들은 누구이며 하며 나열하다가 갑자기 유다의 자손에서 언급되는 아들들이 아니라
한 어머니에게 태어난 아들 야베스가 있는데 야베스라는 이름의 뜻은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 야베스는 책으로도 기도로도 찬양으로도 유명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굳이 다루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야베스의 아버지는 누구지? 하며 다시 읽었는데 반복해서 읽어 봐도 아버지 이름은 나와 있지 않았다.
흐름상 유다 자손의 족보 안에 들어가지만 유다의 아들들의 자녀라는 보장도 없었다.
야베스의 기도는 이렇게 시작된다.
4:9 야베스는 그의 형제보다 귀중한 자라 그의 어머니가 이름하여 이르되 야베스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수고로이 낳았다 함이었더라
4:10 야베스가 이스라엘 하나님께 아뢰어 이르되 주께서 내게 복을 주시려거든 나의 지역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 내게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하였더니
하나님이 그가 구하는 것을 허락하셨더라
너무나 유명해서 많은 믿음의 어머니들이 이 기도문 그대로 기도하는 기도 지침서같이 사용되기도 한다.
나는 이 기도문 대로 기도하는 것에 있어서는 왠지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었다.
너무 세상적인 기도문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이다.
지금은 그런 마음까진 아니지만...
예를 들어 환난을 없게 한다든지 근심이 없게 한다든지 구하는 것을 허락해 달려든지..
이 모든 것은 내 뜻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이기적인 기도문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뜻보단 하나님 뜻을 구하고 하나님 뜻이 이루어지길 기도하는 자세가 바르다고 생각해서이다.
그러나 오늘 어머니가 수고로이 낳은 야베스는 하나님이 수고로이 낳은 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나에게 색다른 감동을 줬다.
왜냐면 우리는 하나님 밖에 있다가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으로 하나님 자녀가 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아버지가 자신의 아들을 우리를 위해 주심으로 낳은 존재가 우리이기 때문이다.
우린 육적인 족보에는 유다 자손 안에 속하지 않지만 영적으론 유다 자손에게 속하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창세전부터 택함 받은 자녀이지만 죄 가운데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살다가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로 자녀로 입양된 우리나
바벨론 포로기를 지나 예루살렘 성으로 돌아오는 야베스나 모두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시켜 주시길 기도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아브라함 때 약속으로 받은 복을 누리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오랫동안 죄의 종노릇하며 살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 내가 누구인지를 돌아보며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이 나에게도 야베스에게도 필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님의 도움이 없이는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야베스와 나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야베스의 기도문을 족보 이야기 속에 조금 뜬금없이 삽입한 것은
야베스가 지금의 나 그리고 이방인이었다가 믿음의 족보에 들어간 우리를 향해 하시는 말씀 같았다.
그래서 이 야베스의 기도는 단순한 복을 비는 기도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기도이고
외인이었던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된 것을 감사하는 기도문이며 더 이상 족보도 없는 자손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족보가 있는 자녀라는 걸 상기시켜 준 것만 같았다.
야베스의 기도문이 오늘 나에게 힘을 주었고 희망을 줬다.
이 모든 것은 나를 택하시고 야베스와 같이 수고로이 낳은 주님의 자녀라는 마음을 주셨다.
나의 육신의 잘 됨을 구하는 기도문이 아니라 신앙의 회복을 통해 고난도 개간해 가는 그런 기도문이었다.
나를 야베스로 삼아 주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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