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로 받은 연극 표 두 장! 그런데 연극 공연 일이 바로 오늘이라 잠시 고민했지만
이왕 외출하려고 화장했는데 뭐~하며 선뜻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달라스에 한인 연극회라니 신선한데!"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제목이 "꿈꾸는 포장마차"(거위의 꿈)이라 아.. 한인들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겠구나 했다.
자세한 정보도 없었고 어떤 분이 참여하는지 모르고 간 공연장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입구에선 추석이라 송편을 동그란 보름달 위에 담아놓고 한쪽에는 한인 연극 협회의 역사를 소개한 소책자가 놓여있었다.
그 속에는 배우들이 연습하는 장면들 작품 소개들을 담고 있었다.
먹고살기도 바쁜 이민생활에 배우들은 연습하며 꿈을 꾸고 삶을 연극이라는 장르를 통해 풀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그러나 작품을 보며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아 보여서
이런 재능과 열정을 돕는 후원 단체가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나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라 아쉬운 점이 조금씩 보였다.
우선 무대를 보며 무대도 작품인데 조금의 여유가 있었다면 배우들의 연극을 더 돋보이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사 전달이 잘되지 않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 좋은 연극 공연을 위해 배우들이 노력해야 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공감대 부족이다.
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포장마차 주인으로 연기한 두 여인은 홀로 자녀를 키우는 싱글 맘이다.
역할상 나이로는 나보다 5년에서 10년 정도 어린 셈이다.
그들이 견디며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노래"거위의 꿈"의 가사처럼 꿈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손가락질 받고 남루한 옷을 입고 고생을 하더라도 참을 수 있었던 건 꿈을 이루는 날을 소망하며 산다는 전제가 있어서이다.
그런데 시나리오상의 그날... 꿈을 이루는 것이 자식들의 성공이 된다면 남는 건 허무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보람은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부모의 꿈을 위해 사는 아이들은 과연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져 봐야 된다.
자녀 입장에서는 자신이 부모의 꿈을 위해 살아야 하기에 사회 문제의 소제가 되기 때문이다.
연극 속 타미 학생은 착하게도 엄마를 이해하고 잘 커 줬지만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었다.
연극 속 다양한 문제들을 안은 인물들의 현실은 던져 놓기만 했었다.
그곳에는 타미의 엄마도 포함된다고 본다.
그래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나는 타미의 하버드대 입학을 축하하며
이것이 우리의 꿈을 이룬 거야! 이것이 우리 모두의 꿈이야!라고는 동의할 수가 없어서 허무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대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깨어진 가정.. 가정폭력... 싱글 맘의 삶..
고달픈 이민생활.. 이 모든 것을 풀어 놓는 설정은 좋았다.
그러나 완전 하진 않지만 꿰매 주는 전개...
무엇이 꿈이어야 될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뭔가가 필요했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나누어본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꿈이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해야 된다.
이민생활에 한 번쯤 겪거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제인 경제적 문제 신분 문제 깨어진 가정 등 이 모든 것이
좋은 대학 입학이라는 한방으로 오케이! 꿈 완성!이라는 설정은 다소 억지스러웠다.
깨어진 가정이라면 가정의 회복이 꿈이 되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후기글을 안 쓰러다가 이렇게 솔직하게 남기는 이유는 진심으로 달라스 한인 연극 협회를 응원하고 싶어서이다.
생각보다 역사가 오래된 연극 협회! 특별 출연 배우 없이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건 아닌 걸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작가노트에서 연극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분의 말씀처럼 연극에 대한 열정을 끝까지 잃지 않고
광야에 한 그루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으로 임한다면 물을 주는 돕는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좋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많은 작품들을 볼 필요도 있다.
그러면 무대에 무엇을 채워야 할지 보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디 많은 후원 자들이 생겨서 달라스에서도 훌륭한 작품들을 공연했으면 좋겠다.
배우들도 소명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해 한인들의 기쁨과 위로가 되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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