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자리 가기 전에 항상 앉고 싶은 좌석에 가서 몰래 사진을 찍어봤다.
언젠가는 이 자리에 앉게 해 주세요~~~
내 자리는 여기 ㅎㅎㅎ 그래도 감쏴합니다~
라 트라비아타 시작!!
내 인생에의 첫 오페라 공연을 보는 날이었다.
형편상 맨 뒷좌석이었지만.. 이게 어딘가!!! 하는 마음이었다.
"라 트라비아타"는 몰라도 "축배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려 지는 노래이다.
흥겨운 왈츠 곡이라 가끔 가수들도 잔들 높이 치켜드는 포즈를 하면서 이 노래를 부르곤 한다.
나도 그 정도의 수준이다.
그런데 우연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 정보가 올라와 "이게 뭐지?" 하고 들어가 보니 바로"라 트라비아타"였다.
이건 이번 달 허리를 졸라 매더라도 보고 싶기에 축배의 노래를 불러 보여주며 남편에게 가자고 하니
"아~ 그 노래!" 하며 티켓팅을 시도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가격이 얼마 안 했다.
오페라 공연은 처음이라 가기 전 공부를 좀 하고 갔다.
준비를 많이 한 탓인지 내용도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공연을 본 느낌은 우리가 보는 드라마가 16부작이라 치면 오페라는 3부작 드라마와 같았다.
그래서 공연에서 보이는 것 외에도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축배의 노래는 주인공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듀엣으로 부르는 대부분 잘 아는 곡이다.
이 곡은 너무 잘 알아서인지 상상하는 것과 같았다.
물론 실제로 들으니 어마어마한 폭풍 성량에 감탄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오페라 전체를 보니 2막에서 알프레도의 아버지 자르몽과 비올레타가 주고받는
대화식으로 불려 지는 듀엣 아리아가 훨씬 멋졌다.
알프레도 아버지 자르몽의 묵직한 바리톤의 목소리를 통해 불리는 아리아는 깊이가 있고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3막의 비올레타의"안녕 지난날들이여"는 진짜 눈물이 났다.
무대 앞 윗부분에 영어로 자막이 나오니 굳이 공부하지 않아도 내용 전달에는 문제가 없었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공연을 보며 기독교의 세계관이 만난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등장인물 자르몽이 갈등을 만드는 인물이기도 했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의 그릇된 생각으로 두 사람이 겪는 고통을 보고 후회하며 사과를 하는 장면이라든지
자르몽과 알프레도가 찾아가 끝까지 비올레타 곁에 있어 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
" 자! 이제 네 앞길 막는 여자는 죽었으니 네 인생 살아! 정신 차려 아들아 매춘부를 사랑하다니 정신이 있는 거니!" 했을 텐데...
베르디는 진실한 사랑의 힘은 희생하고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는 모습이라는 걸 말해 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베르디도 그런 사람을 했기에 자신의 경험을 담아낸 작품이었다.
나는 오페라도 오페라였지만 결혼 28년 동안 너무 고생해서인지
달라스로 이사 와서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문화생활을 하며 살려고 의지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가지는 것보다 누리며 사는 복 프로젝트"라고 할까!
돌아오는 길에 남편에게 나는 암흑기의 중세 시대를 지나
지금은 문화와 예술의 르네상스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나에게 주신 날들을 즐길 줄도 아는 것은 사실 처음부터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살아보니 인생이 참 그렇다...
내가 항상 기도하는 것 중에 나를 위한 기도는....
내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내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내가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즐겁게 살며
그것이 내 평생에 해 아래에서 수고하고 얻은 내 몫이 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다양한 예술을 통해 느끼고 배우고 삶을 풍성하게 살아내는 것!
그리고 넉넉한 마음으로 나누는 것! 이것이 우리 부부의 미래를 가득 채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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