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숲의 민낯

차작가 2024. 2. 21. 13:36

푸른 잎으로 멋지게 치장을 한 여름을 보내고

훌훌 옷을 벗은 지금은

가장 정직한 숲을 마주하게 된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길도 보여주고

나무 뒤에 숨어 고개를 내미는 여우도 보이고

탈탈 털어내듯 옷을 벗으니

겨울 숲엔 햇살로 가득 채워진다

이렇게 겨울을 준비하는 너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구나.

숲의 민낯은

마치 중년의 여인처럼

과감하고도 노련함이

허투루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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