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나의 어린 시절

차작가 2024. 2. 22. 12:10

다람쥐같이 뛰어다니던

나의 어린 시절

산골짝 개울물

언 계곡 위에 엎드려

얼음 속 겨울잠을 깬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동화 속 나라에 잠겨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나의 어린 시절

계곡엔 어두움이 내려앉아

컴컴한 밤이 찾아들고

그제서야

겁이 덜컥

어두움은 공포와 바람에 뒤엉켜

나를 계곡에서 밀어내고

로켓을 쏜 마냥 발은 하늘을 날았던

나의 어린 시절

골목길에 접어들면

달큼한 밥 짓는 냄새

그러나

집엔 기다렸던 밥도

엄마는 보이지 않고

외로움 가득했던

나의 어린 시절

 

검붉게 물든 지붕 위로 지는 해가

나를 혼자 반겨주었던

외롭고 쓸쓸했던

나의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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