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같이 뛰어다니던
나의 어린 시절
산골짝 개울물
언 계곡 위에 엎드려
얼음 속 겨울잠을 깬 물고기를 들여다보며
동화 속 나라에 잠겨
온몸이 차갑게 얼어붙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나의 어린 시절
계곡엔 어두움이 내려앉아
컴컴한 밤이 찾아들고
그제서야
겁이 덜컥
어두움은 공포와 바람에 뒤엉켜
나를 계곡에서 밀어내고
로켓을 쏜 마냥 발은 하늘을 날았던
나의 어린 시절
골목길에 접어들면
달큼한 밥 짓는 냄새
그러나
집엔 기다렸던 밥도
엄마는 보이지 않고
외로움 가득했던
나의 어린 시절
검붉게 물든 지붕 위로 지는 해가
나를 혼자 반겨주었던
외롭고 쓸쓸했던
나의 어린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