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해 무엇이든 "환영해 무엇이든" 잠자는 줄 알았는데 내 머릿속 공황 나비는 날아가고 비워져 있던 동전만 한 공황 나비의 흔적은 새로운 주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웬만한 건 막을 수 있는 특효약이 살살 발라져 아물기 시작하고 가끔씩 찌릿 찌릿 딱지가 앉는지 간지럽기는 하지만 나는 분명히 낫고 있다. 햇살만인 줄 알고 열어보면 차가운 칼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괜찮아 환영해 네가 무엇이든지 나는 분명히 낫고 있기 때문이야. 나의 시 2024.02.14
자세히 봐야 보이는 것 맑은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비가 온다. 세상에는 자세히 봐야 보이는 게 많다. 사람의 마음도 자세히 봐야 알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이 가장 어려운가 보다 나의 시 2024.02.14
비 내 마음을 알 턱이 없는 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늦은 아침 잠자리에 누워 마음도 몸도 뭉게 본다 추적추적 빗소리가 나를 이기고 음악처럼 흐르는 비에 가시돋은 마음을 흘려보낸다 그 옛날 밤새 하얗게 세게 만든 흰머리의 아픔도 무쇠 같았던 무거웠던 마음도 흘려보낸다 비와 함께 이젠 무쇠같은 마음도 세어버린 흰머리도 흘러간 세월이 되어 떠나보낸다 나의 시 2024.02.14
해 질 녘 낮을 밝히던 태양은 점점 빛을 잃고 한낮을 가득 채우던 빛 대신 그리움을 담은 달빛과 포근한 가로등이 밤을 채운다 점점 사라지는 빛이 참 아쉬운 나이가 되었지만 포근한 가로등과 그리움 가득 담은 달빛이 편안한 나의 중년 같아 좋다 달빛에 비쳐 적당히 가려진 세상 언제나 죽을 수 있는 인생 앞에 해는 져도 손위에 달빛을 담아본다 해는 지고 내일 떠오를 해가 나의 하루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없는 인생이지만 오늘 밤 달빛을 담아 빈손이 아니라 감사하다 나의 시 2024.02.14
다 나쁜 것만은 아니야 햇살이 좋아 나가보면 쌀쌀한 공기에 몸이 움츠려들고 이럴 땐 이렇게 문을 열어두고 바라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야. 뉴스엔 반가운 소식도 없고 암울한 마음뿐이지만 가끔은 모두 집에서 바쁠 필요도 없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것도 좋은 생각이지 바쁘지 않은 일상이 바쁘지 않은 마음이 되고 그렇게 평안을 지킨다면 하나님의 마음도 알아가겠지 이참에 그동안 미루었던 청소도 하고 아이들과 동네 한 바퀴 자전거도 타고 오랜만에 아내를 위해 밥도 지어보면 다 나쁘지만 않은 혼란이 되니 다 나쁜 것만은 아니야. 나의 시 2024.02.14
봄 내음 봄 내음은 땅속에서 올까 위에서 일까 이렇게 너를 만날 줄 알았다면 예쁜 원피스를 입고 맞을 걸 그랬다. 쿰쿰 거리며 반갑게 너를 맞이하는 초롱이는 꼬리로 인사하고 나도 가슴을 열어 초롱이처럼 쿰쿰 거리며 봄 내음을 만끽해 본다. 나의 시 2024.02.14
수술을 잘 마치고 재롱이는 오늘로서 이빨 3개 빠진 할아버지가 되었다. 걱정 많이 했는데 결국 3개를 한꺼번에 뽑기로 결정이 났다. 아침 7시 반에 마취해서 수술하고 오늘 오후 4시쯤에 집에 돌아왔다. 집에 오니 좋고 서러웠던지 쫓아 다니며 너징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너징하며 돌아다닌다. 한시도 안 떨어지겠다며 이래 붙어있다. 아직까지 밥을 먹을 수 없어서 저녁에 먹는 양의 반만 먹이고 물만 먹이시라고 해서 배고파도 줄 수가 없다. 어제저녁부터 물도 먹어서는 안된다고 해서 금식했는데 힘이 든 가 보다. 그래도 수술이 잘 되고 이가 작아지면서 잇몸으로 들어가는 병이 완전히 해결이 되어서 감사하다. 출혈도 없고 잘 돌아다니는 걸 보니 금방 회복할 것 같다.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님들이 조용하고 착하다며 칭찬 엄청 해 주시니 기분..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14
깜찍한 스토커 아롱이가 앉아있는 쓰레기통을 센서가 있어 자동으로 열리는 걸 사고 싶었지만 살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저것이다. 아롱이는 쓰레기통 위에 앉아서 나를 항상 스토킹한다. 음식을 만들면 저 위에 앉아서 불쌍하고 간절한 눈으로 바라보고 식탁에 앉아 있으면 놀아달라고 간절히 바라보고 지금은 5시 반에 주는 저녁을 기다리면서 한 시간 동안 저러고 앉아있다. 다리에 쥐도 안 나는 모양이다. 배꼽시계가 항상 한 시간 빨리 돌아가는지 식탁에 앉아서 볼일 보고 있으면 아롱이는 저 위에서 재롱이는 바로 내 눈앞에 식탁에서 초롱이 다리 밑에서 안아달라고 난리다. 나는 우리 집의 스타이다. 안티가 없는 대단한 스타이다.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14
온 세상이 눈이다 조그마한 초롱이가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눈으로 만든 성을 도는 왕자님 같다. 눈이 잔디를 다 덮어 버려서 초롱이가 마음껏 산책을 못하지만 그래도 신난다. 눈 때문에 세상이 환하다. 아마도 한 달 동안 저러고 있을 것 같다. 다음 주일도 눈이 온다니^^ 눈이 많이 왔다. 큰 강아지는 눈만 보면 뛰고 뒹굴고 난리도 아닌데 우리 초롱이는 눈이 싫은가 보다. 그래서 눈이 오는 3일 동안은 밖에 나가질 못했었다. 눈도 그치고 인도에 눈도 다 치워지니 이제서야 산책을 나갈 수가 있었다. 눈이 많이 와서 잔디밭에 들어갈 수가 없으니 처음에는 당황하더니 반바퀴 정도 도니 익숙해졌는지 친구들 냄새도 맡고 마킹도 하고 쫄랑쫄랑 잘 걸어 다닌다. 가끔 온통 하얀 세상이 낯설어 방향 감각을 잃어서 항상 가던 길도 주춤거리며 ..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14
손바닥 묵상 2 - 출애굽기 11장에서 20장 묵상 이민 목회를 할 때 가장 힘들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이민자로 살면서 많은 고생을 한 사람들이었다. 대부분 고생을 많이 하고 산 사람들이 너그러울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천만에이다. 물론 고생을 하고 산다고 해서 모두 그렇다는 건 아니다. 고생을 하며 살았기에 어려운 이웃을 돌볼 줄도 알고 나눌 줄도 아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타국에서 고생하며 사는 건 좀 다른 차원이 있는 것 같다. 너무 고달프게 살다 보니 요즘 세대를 이해하기 힘든 어른들 같이.... 오랜 세월 고생하며 이 땅에서 살았기에 최근에 이민온 사람들을 보며 "그게 고생이라고... 나는 이렇게 살았는데.."라는 식으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편견을 가지고 대한 다든지... 자신이 누리지 못한 삶을 누리고 사는 사람들을 보며 자격지심을 느.. 손바닥 묵상 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