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인사 새침하게 머리를 내밀어 입맞춤하고 애틋하게 눈으로 인사를 건네고 꼬리를 흔들며 살포시 머리를 맞대고 반갑다 인사하는 재롱이 긴 꼬리로 목을 간지럽히며 그르렁 그르렁 안부를 묻는다. 나는 항상 여기서 너를 기다렸다고. 보고 싶은 마음에 창가에 앉아 야옹 야아옹 해지기 전 돌아오라고 그르렁 그렁 왔으니 다 괜찮다고 솜뭉치 손으로 마사지 꾹 꾹 꾸욱 2018년 8월 어느 날 나의 시 2024.02.07
할 수 없을 거라 말하지 마세요 ♥우리 아롱이 구조 날 2년 전 ♥ 할 수 없을 거라 말하지 마세요. 나라도 해야지 하다 보면 아무도 손 내미지 않은 세상보다 나은 세상이 될 거랍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사람은 함부로 판단하고 외면했지만 나를 안아 주고, 위로해준 건 버려진 생명들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간단해요. 하루 밥 두 끼 먹고 영혼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값비싼 것만 포기하면 영원히 배신하지 않는 친구가 생기는 거랍니다. 매일 쏟아지는 끔찍한 뉴스들은 인간이 얼마나 악하고 잔혹한가에 관한 것들입니다. 우리가 손을 내미는 건 함부로 죄책감 없이 행하는 그들이 옳지 않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약해서 고통받는 세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버려진 모든 동물을 도와줄 순 없겠.. 나의 시 2024.02.07
이만큼이면 행복한 거지 살짝 부족한 돈이지만 굶지는 않고 한여름 더위에 시원한 팥빙수 한 그릇을 나눠 먹을 수 있는 남편이 있고 고추 모종 4그루 사서 화분에 심고 웃음 지을 수 있는 마음이 있고 적당한 걱정 거리를 주는 토끼 같은 새끼들이 있고 그리고 내 나이에도 꿈이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거지 2018년 7월 6일 나의 시 2024.02.07
찬란한 눈물 깊은숨 한 번에 무거운 공기를 내뱉자 작은 새들이 가볍게 흩어 그 속에 눈물을 삼켰다. 그러지 말라고 네 것이 아니다고 하니 작은 새는 힘차게 날개를 펴 하늘을 날고 그 눈물은 찬란한 공작새의 장식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2018년 6월 19일 나의 시 2024.02.07
담벼락을 만나면 삶의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인생의 중간쯤에 어느 담벼락 앞에 서 있다. 그동안 길을 가다 예상한 길을 만난 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대략 이 정도에서 잠시 생각하기로 정했다. 왜냐면 코너를 돌면 또 다른 길이 있을 줄 알았는데 담벼락이 보이기도 했고... 길고양이도 만났고... 예쁜 꽃도 소담스럽게 피어있고... 담 넘어 큰 나무가 어쩌면 잠시 쉬어갈 그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 .... 담 앞에 서서 저 넘어를 먼저 보지 않고 고개를 숙이길 잘했다. 담 밑에 꽃이 나를 반기고 길고양이도 만나니 그제야 새소리도 들린다. 고양이를 안고 돌아서기로 했다. 한 발자국 걸음을 딛자 새들이 그늘을 만들고 어깨에 내려앉아 내 눈이 되고 내 소리가 되어 길을 안내한다. 그래..... 나의 시 2024.02.07
비가 매일 온다 비가 오면 초롱이는 힘들어한다. 비 오는 날 산책 갈려고 비옷을 입히면 축축한 날씨에 털이 젖는 게 싫어서 문 앞에서 안 나가려고 뻐팅기거나 침대에 숨거나 소파 밑으로 들어가곤 한다. 나도 억지로 데리고 나가고 싶지는 않지만 초롱이는 아침에 바깥에서 배변을 안 하면 하루 종일 참느라 밥을 안 먹는다. 저러다가 힘들면 패드에 볼일을 보겠지... 하고 기다리다 보면 해가 져서 할 수 없이 비옷을 입혀 안고 나가 되도록이면 집 멀리 내려놓는다. 그러면 할 수 없이 걸어야 되니 배변을 하고 들어온다. 이렇게 아침에만 배변을 바깥에 하면 쉬는 패드에 잘 하니 문제가 없다. 아침에 비가 이렇게 매일 오니 산책하기가 어렵다. 오늘도 아침에 비옷 입고 갔다 오니 요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시원하게 볼일을 봤으니 집에서 ..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07
눈치챘나? 작년 태풍으로 나무가 넘어져서 자르고 밑동만 남았는데 요 녀석이 한참을 이렇게 서 있다. "분명히 여기 나무가 있었는데 어디 갔지!" 하는 것 같다 아롱인 지금 30분 정도를 우두커니 서 있는 다람쥐를 관찰 중이다. 작년 태풍이 엄청 불던 날 옆집 야드에 있던 벚꽃나무가 쓰러졌었다. 며칠 뒤 야드 정리하는 사람들이 와서 넘어진 나무를 잘라 내더니 아직도 저렇게 흉하게 나무 밑동만 남겨있다. 내년 봄에는 뭔가를 심어주면 좋으련만 볼 때마다 벚꽃 생각이 난다. 다람쥐는 작년 이맘때가 생각이 나는지 한참을 저렇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아마도 이곳에 먹을 것을 많이 숨겨 놓았었나 보다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07
아빠 나 준비됐어요! 아빠가 가계부 쓰고 난 뒤 영수증을 돌돌 말아서 던져 주길 기다리는 중이다. 얼마나 끈기 있게 기다리는지 궁둥이에서 그 의지가 보인다. " 아빠 빨리 던져! 날세게 잡아서 가져올게요!" 궁둥이로 열심히 말하고 있는 중이시다. 아롱인 강아지 같아서 공이든 종이든 인형이든 ... 뭐든지 던지면 강아지처럼 입으로 잡아서 "사뿐사뿐" 걸어와서 우리 발 앞에 딱! 하고 내려놓는다. 저 똑똑한 거~~~ 반려견 반려묘 이야기 2024.02.07
손바닥 묵상 2 - 창세기 1장에서 10장 묵상 며칠 전부터 어지럼증이 심해서 많이 힘들었다. 내색하지 않고 살고 있지만 나는 늘 어지럼증 때문에 힘들다. 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움직이는 것도 조심해서 움직여야 하니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게을러 보일 수도 있다. 또 오른손이 힘이 없고 부자연스럽게 움직여서 생활하는데도 불편함이 많다. 늘 이런 문제를 안고 살고 있기 때문에 익숙하지만 최근 며칠 동안은 어지럼증이 더 심해져서 고민이 많았었다. 급기야 오늘 새벽엔 왼손에 강직이 오고 몸이 굳어져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보니 조금 있으면 딸이 출근하는 시간이라 딸이 나가고 나면 남편에게 나의 상태를 이야기해야지 하고 참으며 마음속으로 "하나님 살려주세요.."를 반복했다. 한 30분 지나자 강직은 풀리고 굳어져 있던 왼쪽 팔뚝과 손이 풀렸지만 .. 손바닥 묵상 2024.02.06